외국기업들 신제품·틈새시장 선수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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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기업의 국내 시장 공략이 활발해지면서 이들이 내놓는 새 상품이나 서비스가 없던 시장을 새로 만들거나 틈새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이점이 있지만, 국내 업체로선 시장 개척의 주도권을 빼앗기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 없던 시장은 먼저 개척〓다국적 기업인 P&G는 지난해 페브리즈라는 섬유 탈취제를 선보였다.

섬유 제품에 밴 악취를 없애주는 이 제품이 나온 뒤 인기를 끌자 한국존슨앤존슨(샤우트).LG생활건강(케어).동산C&G(프레셔)등 국내외 업체들이 비슷한 상품을 잇따라 내놓아 경쟁을 벌이고 있다.

P&G 관계자는 "올해 2백30억원 정도인 섬유 탈취제 시장이 앞으로 2~3년 안에 5백억원 규모로 커질 것" 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계 외식업체인 T.G.I프라이데이스가 1992년에 시작한 페밀리 레스토랑 시장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바론스 인터내셔널이 '시즐러' 를, 이오코퍼레이션이 '토니로마스' 를, 덕우산업이 '마르쉐' 를, 그레이트필드가 '아웃백스테이크 하우스' 를 각각 열면서 외식문화를 바꿨다.

업계는 98년 9백60여억원이었던 국내 페밀리 레스토랑의 시장규모는 올해 2천3백여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3M도 새로운 형태의 옥외간판 광고 시장을 개척했다.

페인트.아크릴 광고가 주류를 이뤄온 옥외간판 광고 시장에 반투명 접착 필름 및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새로운 기법을 선보였다.

그 뒤 LG화학.한화종합화학.선경인더스트리(SKC)등 국내 업체가 속속 뛰어들어 1천억원대 규모로 불어났다.

◇ 틈새시장을 키운다〓영국계 두피.모발 관리 전문업체인 스벤슨은 98년부터 국내 시장을 파고들었다.

그 결과 가발과 발모약을 팔아온 이 시장에 10여개의 국내 모발관리 전문업체가 생겨나는 등 지난해 2천억원대 시장으로 커졌다.

업계는 올해 시장규모는 지난해의 두배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계 제약업체인 화이자의 비아그라도 국내 업체의 성기능 치료제 개발에 불을 댕겼다.

태평양제약이 조루증 치료제인 'SS크림' 을, 파마시아&업존이 발기부전 치료제인 '카버젝트' 를 내놓았고 현재 10여개 유사 제품의 임상실험이 진행 중이다.

한국화이자 관계자는 "비아그라가 국내에 들어오기 전에는 발기부전 치료제가 정력제로 잘못 알려지는 등 시장에 대한 인식이 불분명했는데 최근 시장이 체계화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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