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證 `제2의 금융위기 가능성 희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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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주변에서 제2의 금융위기설이 나오고 있으나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하반기 주식시장은 8월말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종합주가지수는 95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대신증권은 4일 `금융위기 재연가능성 진단과 주가'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한국경제가 경상수지 흑자폭이 축소되고 있고 풍부한 시중유동성에도 불구,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증시주변에서 제2의 금융위기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시장주변에서 제2위기론이 나오는 근거로 거시경제의 움직임이나 금융 및 외환시장의 동향이 지난 97년말 위기 이전의 상황과 유사하다는 점과 해외여건이 지난해와는 다르게 악화조짐이 있는 점, 정부정책의 시의성과 일관성, 개혁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었다.

보고서는 이같은 금융위기설과 관련해 지난 97년말 금융위기 당시의 각종 경제지표와 최근 지표를 비교한 결과 성장률이나 물가, 산업생산지수 등은 모두 안정적이며 최근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당장 위기를 발생시키는 원인을 제공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향후 경상수지 흑자폭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어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또한 외환부분과 관련해 외환보유액은 4월말 현재 862억8천만달러로 안정적이며 총외채규모도 1천404억달러이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단기외채비중이 올들어 3월말 현재 전체 외채의 30.3%를 기록했으나 4월말에는 32.9%로 증가하는 등 단기외채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우려할 점으로 분석됐다.

기업채산성 부분과 관련해 98년 이후 강력한 구조조정의 추진으로 기업 부채비율이 크게 낮아졌으며 저금리체제 유지 및 물가안정으로 비용이 감소하며 제조업 수익성도 개선됐지만 최근 은행의 자금운용 보수화로 영남종금 영업정지, 새한그룹 워크아웃 등 금융비용부담률이 높거나 투기등급의 기업들은 채산성 악화에 영향을 줄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이같은 우려감뿐아니라 구조조정 추진과정에서도 도덕적 해이문제, 공적자금 조성문제, 추가부실채권의 불투명성으로 해외투자자들의 신뢰에 영향을 주기도 했으나 최근 정책당국자들이 구조조정에 대한 개혁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는 등 개혁추진의 지를 보이기 시작, 현대사태로 악화됐던 해외투자자들의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이처럼 경상수지 흑자폭 감소, 단기외채비중증가 등 위기의 불씨가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대내적 여건은 외환위기 당시의 상황보다 개선돼있어 금융위기 재연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이와 함께 주식시장은 이같은 금융위기 분위기에다 기업자금난까지 겹쳐 8월까지는 조정을 거칠 것으로 보이며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되는 8월말부터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해 11월초까지 종합주가지수는 950선까지 오르는 등 유동성 장세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그러나 11월부터는 내년부터 실시되는 예금자보호법 축소 영향, 회사채 만기물량 12월 집중, 구조조정에 대한 평가 등으로 인해 다시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대신증권 권혁부 선임연구원은 “이달부터 판매되는 투신사 비과세 신상품과 사모펀드 등 정부의 유동성 개선책이 나오고 있어 금융구조조정만 원활하게 진행된다면 상승시기는 앞당겨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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