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세포 찾아내는 마이크로 로봇 개발

중앙일보

입력

사람의 혈류를 타고 다니며 고장난 세포를 찾아낼 수 있는 마이크로 로봇이 개발됐다는 소식이다.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스'' 최근호는 스웨덴의 린세핑 대학 연구팀이 혈류를 순환하며 잘못된 세포를 찾아내거나 작은 공장의 생산라인에서 조립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아직 초보단계에 있는 이 로봇은 문장의 끝에 찍는 마침표보다도 작은 크기로 너비가 0.25㎜, 높이가 0.5㎜ 정도. 연구팀은 연구가 더 진행되면 로봇의 모형팔이 단일세포나 박테리아를 집어 분석소로 옮기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로봇의 가장 큰 특징은 이전에 고안된 로봇과 달리 혈액과 소변, 세포배양액등 여러 종류의 액체에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이때문에 생명공학자들의 연구에 특히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연구의 책임자인 에드윈 야거씨는 "동시에 개개의 많은 세포들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은 생명공학을 비롯한 여러 과학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이 마이크로 로봇들이 기초과학연구나 소형장치를 조립하는데 유익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마이크로 로봇은 실리콘으로 형태를 만들고 그 위에 금과 전도성 폴리머를 입힌 구조로 돼있다. 폴리머는 음이온과 양이온에 접촉되면 수축또는 팽창하면서 구부러지는 성질을 갖는다. 연구팀은 이런 구부러지는 특성을 조심스럽게 제어함으로서 로봇의 팔꿈치와 팔, 팔목, 손가락의 움직임을 조정해 유리구슬을 들어 올리는데 성공했다.

자거 교수는 "이전의 마이크로 로봇은 가는 막대나 레버, 인공날개, 다리등의 외형을 가진 전자장치가 주류였으나 이런 것들은 액체에서 작동이 안되고 세포를 조정하는데도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마이크로 로봇은 최근 손가락과 손, 팔꿈치를 활용해 구슬을 0.25㎜ 옮기고 한 작업라인에서 다른 작업라인으로 구슬을 이동시키는 작업을 수행, 작은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대체 가능성을 보여줬다.

연구팀은 "이 로봇의 손가락에 흡착분자(adhesion molecules)를 부착하면 이것을 이용해 샘플로부터 특정세포나 박테리아를 선별해 추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마이크로 로봇은 또 얇은 관의 형태로 된 카테터의 끝에 부착돼 수술과정을 지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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