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외도' 방송가 새 바람

중앙일보

입력

한때 방송가에 '탤개맨' 이란 말이 유행했다. 탤런트와 개그맨의 합성어로 두 영역을 넘나드는 연예인을 일컬었다. 요즘으로 치면 SBS 시트콤〈순풍산부인과〉의 오지명.박영규.박미선 등이 여기에 속한다.

지금은 그런 용어조차 의미가 없을 만큼 연예인들의 장르 넘기가 활발하다. 점잖아 보이는 아나운서들조차 다른 길로 눈을 돌리는 예가 늘어나고 있다.

보수적인 회사 분위기에 맞지 않게 '튀는' 이미지로 이름을 날리던 KBS의 임성민 아나운서. 얼마전 시트콤〈반쪽이네〉에 출연, 탈장르를 선언하더니 이번에는 탤런트로 데뷔한다. 출연할 드라마는 KBS1 청소년드라마〈학교〉(일 오후 7시10분). 국어 선생님을 맡아 16일부터 고정 출연한다.

임씨는 "연기자로서의 변신은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 이라며 "최선을 다하겠다" 고 다짐했다. 실제로 임씨는 대학(이화여대 영어교육학과) 재학시절 KBS 탤런트 14기로 합격했으나 집안의 반대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

이처럼 다방면에서 끼를 보이는 아나운서는 임씨 외에도 여럿 있다. SBS의 간판 아나운서로 활동했던 프리랜서 유정현과 〈섹션TV 연예가 중계〉의 고정 패널로 출연하고 있는 MBC의 신동진 등이 대표적이다.

신씨도 5일 첫 방송하는 새 미니시리즈〈신귀공자〉 에 최지우의 맞선 상대인 심장내과의사로 출연할 예정. 이밖에 MBC의 김완태, 홍은철,김경화 등도 엔터테이너를 지향하는 아나운서들이다.

아나운서들의 다채로운 활동에 대해 아직 아나운서실 내부의 반응은 완고한 편. 오락 전문 아나운서는 몰라도 교양.보도 담당일 경우 외도를 절대로 금하는 편이다. MBC 아나운서국의 성경환 부장은 "아나운서는 저널리스트에 가깝기 때문에 이미지를 훼손하는 일은 절대로 안된다.

단지 오락 전문MC일 경우만 제한적으로 외부 출연을 허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