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위기는 기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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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드림리그 3위 추락과 와일드 카드 상실 위기에 김용희 감독 등 일부 코칭스태프의 출장정지 징계까지 겹쳤으니 당연히 선수들의 각오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우천으로 SK와의 경기가 취소된 27일 경산 연습장에서 삼성 선수들의 새로운 모습을 확실히 볼 수 있었다.

삼성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는 김기태는 머리를 아주 짧게 깎았고 항상 밝은 표정을 보여주던 이승엽 등 다른 선수들도 말 없이 연습에만 몰두했다.

명문 구단과 한때 이번 시즌 우승 후보였다는 자만심도 없고 지금부터 새롭게 시작한다는 결연한 자세였다.

코칭 스태프는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부담만 가중시켜 미안할 따름"이라고 했고 선수들은 "성적 저하로 무리한 행동을 할 수 밖에 없게 했던 코칭 스태프에게 죄송하다"고 서로를 감싸 안았다.

28일부터 6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김 감독도 "유니폼을 입고 해서는 안될 행동을 해 선수들과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최근의 부진과 불미스러운 사태를 부진 탈출의 계기로 만들자는 팀 분위기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 중반 바닥을 헤맸던 한화가 이희수 감독의 출장정지 징계 이후 치고 나와 포스트시즌에 진출, 창단 이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삼성도 한국시리즈 우승 한을 풀 수 있는 시간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얘기다.

노장진, 김진웅, 임창용 등 정상급 투수진과 이승엽, 프랑코, 스미스 등이 버티고 있는 타선에다가 최근 위기에서 생겨난 근성을 보태고 기동성과 불안한 외야수비를 보강한다면 충분히 목표 달성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8일부터 시즌 상대전적에서 6승3패로 앞서는 SK와의 3연전을 앞두고 있어 팀을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있다.

김재하 단장은 "이렇다 저렇다 말 할 필요가 없다"며 "그라운드에서 삼성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삼성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 야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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