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 상승여력 크지만 추격 매수 신중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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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시장이 빠르게 안정되면서 최근 은행주가 상승세를 보이며 주식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대규모 손바뀜도 활발히 벌어져 시장 전체에서 은행주가 차지하는 거래량과 거래대금 비중도 어느 때보다 높은 상태다.

28일 은행업 지수는 126.9로 지난 13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형 우량은행으로 분류되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도 각각 2백원과 1백원이 올라 3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금융 구조조정 대책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조흥.외환.한빛은행 등이 '정부 출자은행' 이라는 테마를 형성하며 전날 모두 상한가를 기록했으나 28일엔 등락이 엇갈렸다.

제휴를 통한 합병을 계획 중인 하나은행과 한미은행은 그동안 상승세를 탔으나 재료가 완전 노출된 탓인지 소폭 조정을 받았다.

전체 은행주 거래량은 그동안 1억주 미만으로 떨어졌으나 26일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27일 1억6천4백만주, 28일 1억7천3백만주를 기록했다. 거래량 기준으로 은행주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39%에 달했다.

거래대금(5천9백67억원) 면에서도 은행주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높은 20%를 차지했다. 이는 은행주가 최근 반도체주.정보통신주 등을 제치고 주도주로 떠올랐다는 방증이다.

이같은 상승원인은 10조원 규모의 채권펀드 발행계획과 구체화되고 있는 합병계획, 그리고 추가 공적자금 조성이 불가피하다는 전망 등이다.

정부의 정책이 나오자마자 업계에서는 "이제는 거꾸로 회사채를 사기가 어려워졌다" 는 말이 돌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그동안 대기업 여신이 많아 주가가 많이 떨어졌던 조흥.한빛.외환은행 등이 혜택을 보고 있는 상태다.

LG증권 이준재 연구원은 "자금시장이 빠르게 안정됨에 따라 은행주는 연말까지 25% 정도의 추가 상승여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외환은행처럼 상승여력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종목들도 있고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한빛.조흥은행 등은 추격 매수에는 부담이 따를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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