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대출신청 봇물

중앙일보

입력

의약분업 실시를 앞두고 약국마다 자금마련 비상이 걸렸다.

병원 처방전을 들고 오는 환자들을 헛걸음 시키지 않기 위해 종래보다 훨씬 많은 약을 신규로 구비해야 하는데다, 이에따른 매장 확장도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28일 대구약사새마을금고에 따르면 의사들의 폐업철회이후에만 40여명이 3억원의 시설자금을 대출해갔다. 대구시약사회에도 요즈음 대출문의가 하루 20여건씩 쏟아지고 있다.

부산약사신용조합이 지난 7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의약분업대출에 신청이 꾸준히 늘고 있다. 5백만 (무보증)
에서 5천만원까지 빌려주는 이 대출을 받은 약국이 50여곳에 이르고 1백여곳이 대출을 신청해놓고 있다.

부산은행측도 "최근 일주일새 의료시설자금을 대출받아간 약국이 50여곳" 이라고 밝혔다. 이자율은 약사새마을 금고가 10%, 부산은행이 10.5%선.

대한약사회 한 관계자도 "전국적으로 1천곳 이상의 약국이 의약분업 준비용 자금을 대출받았거나 받을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

약국별 필요자금 규모와 관련, 대구시약사회는 "병원 처방전을 들고오는 환자들을 큰 차질없이 맞으려면 취급약품 수를 8백종이상 확보해야 한다" 면서 "이를 위해 동네약국 (10~15평규모)
의 경우 5천만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고 말했다.

하지만 망설이는 약국도 많다. 대구 동구에서 소규모 약국을 운영하는 朴모 (39)
씨는 "병.의원의 처방전을 들고올 환자가 얼마나 될지 판단이 서지 않는 판에 선뜻 월 40만원이상의 금융비용 부담을 감수해야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정부에서 장기저리의 융자를 해준다는 말이 있었지만 요즘을 쑥 들어가 버렸다" 며 아쉬워 했다.

또 대구약사새마을금고의 김영군 (金永君)
부이사장은 "아직은 대출문의가 대부분이지만 다음주부터는 대출 신청자가 몰릴 것" 이라고 전망했다.

대구시약사회도 특정 은행과 제휴, 회원들에게 장기저리의 융자를 해주는 방안을 찾고 있다.

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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