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 금융장세 가능성…상승목표치 850~900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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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장을 보면 주식을 사야할지 팔아야할지 여간 고민스럽지가 않다.

정부의 기업 자금사정 원활화 대책 이후 시장여건은 좋아지는 것 같은데, 거래량이나 거래대금을 보면 아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량이 부진하다는 것은 현금보유자들의 경우 향후 장세에 대한 자신감 결여로 매수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반면 주식보유자들의 경우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매도를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여전히 불안한 주식시장

현 상황에서 볼 때 주식시장의 장기적인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이는 주식시장의 장기적인 흐름을 예고해주는 대표적인 지표 두 가지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첫째는 향후 경기를 예고해주는 것이 경기선행지수인데, 이미 지난해 8월을 고비로 꺾였다는 점이다. 과거 6개월 내지 9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경기가 이를 반영했던 점을 고려하면 금년 상반기중 경기정점을 형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하나 경제성장을 주로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경제 특성상 경상수지가 경제흐름을 예고해주는 중요한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 98년이후 지난해까지 월평균 30억달러 내외 수준에 달했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금년들어 급격히 줄어 4월까지 월 평균 3억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의 감소는 펀더멘털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게다가 미국경제의 둔화, 고유가 지속,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등 제반 대외여건까지 나빠지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거시지표 호전은 더욱 기대하기가 힘들어 보인다.

경기흐름에 한발 앞서가는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로 장기적인 조정국면에 들어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단기적으로는 제한적인 금융장세 가능성

과거 장기 조정국면에서도 주식시장은 적어도 4∼5개월만에 한번씩 반등장세(제한적인 금융장세)를 연출했다.

현 상황은 5월말부터 진행된 제한적인 반등장세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여진다. 지난해 대우사태 이후 투신권으로부터 자금이탈이 지속되고 채권수요 기반이 붕괴되는 상황에서 급기야 현대사태까지 불거지고 말았다.

또 현대사태 이후 여타 중견기업으로까지 불씨가 번지자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마련에 나섰다. 정부 대책이 나온 이후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데, 재미있는 점은 지난해에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전개됐었다는 것.

지난해 대우사태 이후 정부는 채권시장안정기금을 설립하여 금리안정에 총력을 기울였는데, 올해 정부의 시장안정 대책중 10조원 규모의 채권형 펀드를 설정한 것 등이 바로 작년의 정책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지난해 안정기금이 활동하기전 회사채수익률이 고점(10.82%)를 기록하고 거의 2%정도 하락했는데, 이러한 저금리가 시중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유도했고 종합주가지수는 836P(9월말)에서 996P(11월말)까지 올랐다.

만일 이번에도 정부대책이 약효를 발휘하여 금융시장 불안감이 크게 해소되고 금리가 하락한다면 지난해와 같은 제한적인 금융장세를 기대할 수 있고, 종합주가지수 900포인트도 도전해 볼 만 하다고 판단된다.

투신사 신상품 허용으로 수급상황 개선될 듯

하반기중 투신사 사모펀드와 M&A(인수·합병) 전용 주식형 펀드가 허용될 방침이기 때문에 향후에는 투신권에 대한 자금유입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며 투신권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급한 불을 끈 자금시장 상황을 바탕으로 기관투자가들의 시장개입이 차츰 강화되면 주식시장의 수급호전에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6월초만 하더라도 하루 2천억원 이상씩 순매도했던 투신권은 중순 이후 순매도 규모를 대폭 줄였고, 정부의 자금시장 안정책이 나온 이후 최근에는 순매수로 돌어섰는데, 앞으로 외국인투자자와 더불어 수요기반을 강화하는 양대축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기적으로 상승장세…850~900선을 염두에 둔 시장 접근

대세상승으로 회귀하는 시장이라고 판단하기에 펀더멘털이 아직은 미흡한 감이 많다. 그러나 금융시장 여건 호전에 기반을 둔 증시 수급상황 개선으로 단기적인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종합주가지수상 850P∼900P를 상승의 목표치로 보고 접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거래소시장의 경우 업황이 좋은 반도체 관련주의 탄력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투신사 사모펀드와 M&A 전용 주식형 펀드 허용으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M&A 관련주를 공략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

코스닥시장도 그간 충분한 조정을 거쳤고, 외국인 매수세가 뒷받침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탄력을 받을수 있을 것 같다. 각 분야의 대표주식을 골라 저가매수에 주력해볼 만하다.

교보증권 투자전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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