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OPEC 증산합의에도 31달러로 상승세

중앙일보

입력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하루 산유량을 오는 7월부터 3% 늘어난 하루 70만8천배럴까지 증산키로 합의했다고 21일 발표했다.

그러나 이같은 증산이 세계수요에 미달한다는 분석이 우세함에 따라 국제유가는 31달러 수준까지 치솟는 등 상승행진이 이어졌다.

압둘라 빈 하마드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이날 OPEC 각료회의가 끝난 후 회원국들이 하루 70만8천배럴을 증산키로 합의했으며 7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OPEC 회원국들은 이미 쿼터에 비해 하루 50만배럴을 더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증산합의로 사실상 20만배럴 정도만 늘어난 것이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석유소비국들이 희망하고 있는 하루 100만배럴 증산에는 크게 미달하는 수준이다.

릴와누 루크만 OPEC 사무총장은 OPEC의 증산 결정과 관련해 비OPEC 산유국들이 하루 20만-30만배럴을 추가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빌 리처드슨 미국 에너지장관은 "OPEC 회원국들이 증산에 합의했다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나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기가 조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OPEC이 증산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등 국제시장에서는 한때 오름세가 주춤했으나 증산물량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분석이 우세해지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시장에서 서부텍사스 중질유 8월 인도분은 증산규모가 기대보다 적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배럴당 31.95달러까지 치솟았으며 이후 30.90달러로 떨어졌다.

그러나 매도물량이 줄어들고 사자 세력이 우세함에 따라 전날보다 72센트 오른 31.37달러로 반등했다.

런던시장에서도 북해산 브렌트유 8월 인도분이 38센트 오른 29.40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전문가들은 이번 증산 규모가 수요를 충족시킬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견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증산발표 후에도 유가는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나 증산이 결국 유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지난 2개월간 유가가 급등세를 보였던 만큼 이제는 조정국면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OPEC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회원국들이 이미 산유량을 쿼터에 비해 늘려왔기 때문에 이번 합의에 따라 실질적으로 증가하는 산유량은 16만5천-20만배럴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빈.뉴욕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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