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ro 2000] 터키, 사상 첫 8강 '돌풍'

중앙일보

입력

'투르크 전사들' 의 도도한 서진(西進)이 시작됐다.

유럽의 변방 터키가 '붉은 악마' 벨기에를 꺾고 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선수권대회 8강에 올랐다.

지난달 갈라타사라이클럽이 유럽축구연맹(UEFA)컵을 차지해 유럽을 놀라게 했던 터키는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이 주축을 이뤄 유로2000 정상도전에까지 나선 것이다.

터키는 20일(이하 한국시간)브뤼셀 킹 방두앙경기장에서 벌어진 예선 B조 마지막 경기에서 홈팀 벨기에를 2 - 0으로 완파, 1승1무1패(승점 4)로 3승의 이탈리아에 이어 8강티켓을 거머쥐었다.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오를 수 있었던 벨기에는 예상을 뒤엎고 완패, 예선탈락함으로써 공동개최국의 체면을 구겼다.

이날의 영웅이 하칸 수쿠르였다면 역적은 벨기에 골키퍼 데 빌데였다. 에밀 음펜자를 앞세운 벨기에의 파상공세에 시달리던 터키는 전반 종료직전 행운의 결승골을 얻었다.

미드필드에서 어설프게 날아온 볼이 페널티지역에서 크게 바운드되자 뛰어들던 수쿠르가 높이 점프하며 헤딩슛, 골을 성공시켰다.

스웨덴과의 개막전에서 백패스를 키핑 미스해 한 골을 헌납했던 골키퍼 데 빌데는 한 박자 늦게 점프해 수쿠르 밑에 깔리는 바람에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했다.

수쿠르는 후반 25분 벨기에의 오프사이트 함정을 돌파한 수아트의 패스를 받아 8강행을 결정짓는 축포를 터뜨렸다.

이탈리아는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 벌어진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델 피에로(1골.1어시스트)의 활약에 힘입어 2 - 1로 승리, 조1위로 8강에 올랐다.

이탈리아는 탄탄한 수비와 역습 찬스에서 어김없이 마무리를 짓는 결정력으로 우승후보다운 저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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