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빛쬐면 물질이동"입증 오상근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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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이 빛을 쪼인 기름방울이 움직이며 이동하는 것을 TV로 시청하면서 감탄을 연발했습니다."

일본 토쿄공업대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오상근(37.사진)씨. 지난 6월2일자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빛을 이용한 물질 이동'' 이라는 논문이 발표되자 일본의 주요 언론이 대서 특필한 주인공이다.

이 연구는 ''빛은 물질을 움직일 수 없다'' 는 일반 상식을 깨며 새로운 빛 응용분야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씨가 만든 화학처리를 한 유리판 위에 올리브 기름 방울을 떨어 뜨린 뒤 자외선.일반 빛을 번갈아 쪼이면 기름방울이 초당 0.05㎜씩 이동한다. 빛의 종류에 따라 물질의 표면력이 변하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다. 세계적으로 이러한 사실을 밝혀 내기는 오씨가 처음이다.

그는 3년 가까이 이 연구에 매달려 왔다. 그는 "광화학적으로 물질을 이동시키기 위한 기초 이론을 확립했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미가 크다" 고 말했다.

"극소량의 시약을 미세한 칩 안에서 반응시키거나 초소형 기기, DNA분석 등 여러분야에 이 원리를 이용할 수 있다" 는 것이 오씨의 설명이다. 그는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한 업체의 연구소에서 5년여간 근무하다 유학을 떠난 만학도. 그는 올 9월 예정대로 학위를 받으면 포스닥과정으로 미국 대학에서 더 공부를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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