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자신감의 9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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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승세의 코리안특급 ‘박찬호’와 7연승에 도전하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대결은 흥미로운 관심거리다. 특히 메이져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마크 맥과이어’와의 대결은 오늘의 포인트.

박찬호는 1회 1사 1루에서 맥과이어와의 첫 대결로 만났지만 결과는 2점 홈런을 허용(시즌 25호). 초구에 높은 공이 오자 ‘크루터’ 포수와 잠시 얘기를 주고 받은 박은 2구째 직구를 뿌려 파울을 유도했다. 이후 바깥쪽과 안쪽의 낮은 공을 뿌린 것은 베터리의 의도. 어차피 결정구는 바깥쪽 낮은 공일 수밖에 없었고, ‘맥과이어’의 눈을 교린시켰지만 승부 공을 놓치지 않았다.

단단히 받친 하체와 빠른 배트스윙에서 나오는 위력은 놀라웠다. 낮은 공을 뿌린 박찬호의 투구로 볼 때 ‘잘던지고 잘쳤다’고 말하는게 적절한 상황. 하지만 박은 홈런을 허용한것이 차라리 심적으로 후련한 상황이 되었다.

박찬호의 오늘 승리는 1회 2실점 이후, 2회 위기의 조짐을 무사히 넘긴 것이 기폭제. 1사후 7번‘크랙 파켓’에 볼넷을 허용한 이후 8번 ‘엘리 마레로’에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투수 ‘카일’을 삼진처리한데 이어 1번 ‘폴랜코’와의 연이은 바깥쪽 승부 끝에 2루 땅볼로 마침내 위기 탈출.

2회말 캐로스의 홈런으로 다져스가 1점을 쫓아가자 박은 3회 5개의 공으로 3타자를 요리했고 ‘맥과이어’와의 2번째 대결은 변화구에 이어 직구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며 가볍게 처리. 3회말엔 박찬호가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를 쳐낸 것을 필두로 5득점하며 승부의 추가 다저스쪽으로 다가오자 박은 더더욱 사기충천.

중반인 4-5-6회 박찬호는 탈삼진 5개로 ‘위력투’의 감각을 되찾으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맥과이어’와의 3번째 대결은 박의 완승.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은 박은 바깥쪽과 안쪽의 볼 이후 복판 높은 공과 바깥쪽 빠른 공으로 삼진처리. ‘맥과이어는 덕아웃에서도 연신 고개를 저으며 ‘마음대로 안 된다’는 심기를 표출.

박찬호는 오늘 100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빠른 공과 체인지업을 적절하게 배합했고, ‘크루터’ 포수의 사인에 전적으로 의존하며 마운드에서 안정감을 가져갔다. 타자를 압도하기 보단 관록으로 얻은 9승째였다.

7회 2안타로 1실점한 후 8회 ‘마이크 패터스’에 마운드를 넘긴 박의 오늘 투구는 ‘힘의 안배’를 깨달으며 시즌 15승을 박차고 최고승수를 올릴 한 해로 충분히 기대 해도 좋을 만큼의 노련미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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