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구는 에미넴의 갱스터 랩

중앙일보

입력

발매 첫주 1백76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빌보드 음반차트 1위를 차지한 에미넴(26)의 새 음반 '더 마셜 매더스 엘피' 가 3주째 차트 정상을 지키고 있다.

못된 백인 래퍼의 엉뚱한 음악 정도로 치부하던 음반관계자들에겐 실로 경악스러운 결과다.

이번 음반의 수록곡은 모두 극도의 폭력과 혐오스런 표현이 가득한 욕설에 가깝다. 하지만 갱스터 랩 특유의 장중한 리듬과 절묘한 멜로디, 에미넴만의 독특한 랩으로 미국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다.

에미넴은 본명 '마셜 브루스 매더스' 를 이번 음반의 타이틀로 내세우며 더 적나라하게 자신을 둘러싼 비극과 세상에 대한 분노를 읊조린다.

에미넴은 그의 영문이니셜 'M&M' 을 소리나는 대로 읽은 것.

불우한 청소년기를 보내고 하층생활을 전전하면서도 자신만의 랩에 심취해 새로운 스타일을 끊임없이 개발하던 그는 우여곡절 끝에 갱스터 랩의 거장 닥터 드레의 눈에 들어 음악적 전기를 맞았다.

지난해 2월 발표한 '더 슬림 섀이디 엘피' 를 3백만장 이상 팔아 스타덤에 올랐고 올해 그래미에서도 '베스트 랩 앨범' '베스트 랩 솔로 아티스트' 부문을 석권했다.

'마이 네임 이즈' 의 연장선상에 있는 타이틀곡 '더 리얼 슬림 섀이디' 는 바운스 리듬과 하프시코드가 이끄는 멜로디가 귀에 쏙 들어오는 곡.

하지만 가사를 살펴보면 온통 브리트니 스피어스.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 팝스타들과 기존 음악 시장에 대한 비난이 가득하다.

세번째 곡 '스탠' 은 서정적인 멜로디에 편지를 쓰는 듯한 독특한 랩이 감각적인 곡 닥터 드레.스눕 도기 독 등이 참여한 '비치 플리즈 Ⅱ' 에서는 대표적 갱스터 래퍼들의 개성있는 랩 스타일을 한 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다.

지난 4일 디트로이트의 한 클럽에서 불법무기 소지죄로 체포됐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난 에미넴은 16일부터 닥터 드레와의 전미 투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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