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축구협회, 단일팀 구성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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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제12회 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할 남북단일팀을 구성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남북정상회담을 수행하고 돌아온 정몽준 축구협회 회장으로부터 단일팀 구성이 희망적이라는 소식을 들은 축구협회는 16일 오전 긴급회의를 소집, 오완건 부회장에게 실무회담을 맡기기로 하고 세부적인 계획 마련을 시작했다.

축구협회는 이날 북한과 단일팀 구성을 협의할 실무진으로 오완건 부회장을 비롯해 김상진 부회장, 가삼현 국제부장을 선정했다.

실무진을 이끌게 될 오완건 부회장은 91년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북한과 베이징에서 6차례 실무회담을 벌여 단일팀 구성을 성사시킨 경험이 있다.

축구협회는 우선 정부와의 협의가 끝나는대로 북한에 서신을 보내 베이징 또는 평양에서 단일팀 구성과 대표팀 교환경기, 2002 월드컵축구대회 분산 개최 등 현안협의를 제안할 계획이다.

축구협회가 가장 시급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은 10월 레바논에서 개막되는 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

청소년대표(19세이하)의 단일팀 구성도 같이 추진하고 있지만 6월 27일 베트남에서 개막되는 제32회 아시아청소년대회 지역예선을 치르기에는 시일이 너무 촉박하다.

또 내년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될 세계청소년축구대회(20세 이하)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11월 이란 테헤란에서 열리는 아시아지역본선에서 3위 이내에 들어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기 때문에 당장 단일팀이 구성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단일팀 구성은 아시안컵대회에 출전할 성인대표팀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가장 크다.
더욱이 이 대회에서 단일팀이 이뤄진다면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도 단일팀을 구성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

축구협회는 또 경평축구 부활과 관련, 단순한 두 도시간의 경기에서 남북대표팀간 교환경기로 의미를 확대시키기로 방향을 정했다.

정몽준 회장은 "두 팀이 경기를 치르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국가대항전이라는 점에서 국기 게양, 국가 연주 등의 민감한 절차가 해결돼야 한다"며 "국가적인 색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축구협회는 2002 월드컵축구를 분산 개최할 경우 평양의 5.1경기장(15만명 수용)을 이용할 수 있도록 북한에 제안하는 한편 국제축구연맹(FIFA)과 긴밀한협조관계를 유지키로 했다.(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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