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볼] `공포의 외인구단' 꿈꾼다

중앙일보

입력

소프트볼판 `공포의 외인구단'을 꿈꾼다.

전국 각지의 여중생들이 모인 강원도 두메산골의 한 중학교가 국내 세번째 여중소프트볼팀을 창단해 눈길을 끌고 있다.

170여가구의 산골마을인 홍천군 내촌면 물걸리에 있는 팔렬중학교(교장 허명구)가 16일 선수 12명에다 감독인 체육교사 강진석(48)씨로 구성된 소프트볼팀을 공식창단했다.

팔렬중학교는 교사 9명에 남학생 13명, 여학생 40명으로 전교생이 고작 53명에불과한 `초미니 학교'로 이 마을 출신학생 31명을 제외한 나머지 여학생 22명은 서울, 대전 등지에서 전학온 학생들.

이 학교는 97년부터 도시의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여학생들에게 자연속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리며 학교생활에 취미를 갖도록 도와주는 `대안학교'다.

지난해 10월 소프트볼팀을 보유하고 있는 같은 재단소속 춘천 성수여자정보고의전 진성윤교장이 아이들의 허전한 마음을 채워줄 수 있으리란 생각으로 이 학교 허명구교장에게 팀창단을 제안한 것이 이들이 `낯선 스포츠'를 만난 계기가 됐다.

허명구 교장은 대한소프트볼협회에 도움을 청했고 협회초청으로 지난 5월 상지대 총장기 전국고교대회를 참관한 1,2학년 여학생들이 의외로 좋은 반응을 보이자본격적인 창단준비에 나서 5월 3학년 이진아양 등 12명으로 소프트볼팀을 만들었다.

강진석 감독은 "방과후 할일을 찾지 못해 답답해하던 아이들이 무척 즐거워한다"고 말하고 "어린나이에 방황을 경험했던 학생들이 소프트볼을 통해 학교생활에 잘적응하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 소프트볼을 이끌 좋은 선수가 될 수도 있을 것" 이라며 흐뭇해했다.

한편 대한소프트볼협회는 조만간 소프트볼 전문코치를 파견, 이들에게 기본기술을 가르치는 한편 내년쯤 기존 중학팀들과의 경기도 주선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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