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어부 프로젝트 3집 〈21C NEW HAIR〉

중앙일보

입력

어어부 프로젝트를 한마디로 얘기한다면 실험성과 모험성이 강한 개성주의 밴드라고 할 수 있다.

어어부 라는 뜻은 '고기잡는 사람'과 '고기 아버지' 가 합성된 이름. 밴드 이름조차도 '실험적'이다. 어어부 밴드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건 97년 1집 〈손익분기점〉에 수록된 '아름다운 세상 어느 가족 줄거리' 가 장선우 감독의 〈나쁜 영화〉의 행려 장면에 배경음악으로 쓰이면서 부터이다.

어어부는 98년 두번째 앨범 〈개, 럭키스타〉에서 더욱 더 실험성이 강한 음악을 시도한다. 음반에 수록된 곡 전체가 하나의 스토리를 이루며 얼터너티브와 테크노를 통하여 음악적 형식의 다양한 시도를 했다. 오르간, 만돌린, 탬버린, 공, 잡음 등 다양한 도구들을 수단으로 이용했다.그들의 앨범엔 아슬아슬한 변칙의 미학이 엿보인다.

최근 발표한 3집〈21C NEW HAIR〉에 수록된 '사각의 진혼곡' 과 탱고 리듬의 '종점 보관소'등은 영화 '반칙왕'의 영화 음악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어어부밴드의 개성있는 음악이 '반칙왕'의 느낌을 잘 살렸다는 평이다.

음악은 전통북·실로폰·드럼·나팔·꽹과리 등 타악기와 현악기의 혼합으로 생겨 나는 '주소 불분명'의 소리를 창출한다. 이들의 음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지만 그만큼 새로운 음악적 표현의 파격에 매력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

실험적 성향의 인디밴드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어어부 프로젝트 3집 〈21C NEW HAIR〉은 노래의 제목들도 특이하다.

'멀고 춥고 무섭다', '살이 많은 거구','초현실 엄마','중국인 자매'등 제목에서부터 사회 비판적인 느낌을 강하게 준다.

〈21C NEW HAIR〉에는 온갖 동 ·서양의 악기가 실험적 음악의 도구로 사용됐다. 이들이 주목받는 이유는 실험적인 음악적 주제가 지금의 대중가요의 주요 테마인 '사랑', '이별' '연인'등이 아닌 사회현상에 대한 비판과 음악적 스타일이 파격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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