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주름잡는 '글래디에이터 패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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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에서 시작돼 전 지구촌을 달구고 있는 블락버스터 영화 '글래디에이터'의 영향으로 로마시대의 패션이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 속에서 러셀 크로우가 신었던 가죽 샌달과 황제의 누이 루실라로 나온 코니 닐슨이 걸쳤던 모피와 실크 패션, 금으로 만든 팔찌등이 어느새 LA와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등의 다운타운 거리를 장식하고 있다.

패션업체 콜한(Cole Haan)은 재빠르게 가죽 샌달 제품을 개발, 엄청난 돈을 광고에 쏟아붓고 있으며 다른 의류업체들도 경쟁적으로 로마시대의 패션을 재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글래디에이터에서 가장 패셔너블하게 나온 황제의 누이 닐슨이 신체 곳곳에 장식한 모든 것이 상품화되고 있다.

이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스커트. 은은하게 물결치는 이 비단 스커트는 '영원함'을 증명하기 위해 금줄이 곳곳에 꿰어있다. 미국에서는 애넌드 존이 벌써 상품화했고 엠마 골드에서 판매하고 있다.

또 다른 인도와 아시아풍의 실크 드레스와 가방도 다양한 종류로 개발돼 니만 마커스 같은 백화점부터 올드 네이비등 중간 가격의 의류점을 가득 채우고 있다.

로마시대의 패션에서는 악세사리가 결코 가벼운 비중이 아니다. 닐슨이 귀와 팔, 손가락 등에 낀, 좀 무거워 보이는 각종 악세사리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총천연색의 보석으로 장식한 허리띠는 J. J. 마르코에서 이미 시장에 내놨으며 또 다른 사치품업체 불가리는 고대로마의 동전문양을 전면에 새긴 커다란 반지를 시판했다.

또 큼지막한 루비와 금으로 로마의 분위기를 한껏 연출한 로리 로드킨의 반지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이밖에 케이트 블랑쉬가 아카데미 시상식에 걸치고 나가 이미 화제가 된 고대풍의 팔찌가 '글래디에이터'에서 황가를 나타내는 표시로 등장하며 다시 한번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같은 고대패션 열풍에 대해 헐리우드의 패션 디자이너 잰티 예이츠는 "2000년전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듯이 현대 패션은 모두 헐리우드와 연결돼 있다"며 "헐리우드에서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킨 글래디에이터의 패션이 곳곳에서 인기를 끄는 것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이츠는 또 "고대와 현대는 패션에서 공유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폼페이에서 발견된 벽화에서 비키니와 반바지 패션이 보이는 것이 그 증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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