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미래 도쿄포럼 개막…韓·日 '환상콤비' 만들자

중앙일보

입력

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한 국제교류회의가 8일 도쿄(東京)에서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사 주최로 열렸다.

한국에서는 공노명(孔魯明)전 외무부장관.최우석(崔禹錫)삼성경제연구소장.정문술(鄭文述)미래산업 사장이 참석했다.

회의 첫날엔 崔소장과 지하야 아키라(千速晃)신일본제철 사장이 한국경제 및 한.일 경제협력에
관해 토론을 했다.

다음은 그 요지.

▶崔소장〓한국의 급속한 경제회복은 경제위기 이후의 '강제된 개혁' 이 있었기 때문이다. 위기야말로 국민의 방대한 에너지를 이끌어냈다.

초기엔 정부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지만 곧 민간의 활력이 변화의 주역이 되었다.

또 외국자본의 영향력도 매우 커졌다. 특히 미국 유학파의 힘이 커져 각 부문이 미국식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반면 일본은 너무 신중한 나머지 대한(對韓)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한국의 꿈틀거리는 에너지와 일본의 노련한 경험.자본이 결합하면 좋을 것이다.

▶지하야 사장〓한.일 양국은 산업구조나 산업조직에 공통점이 많다.

구조개혁의 결과 한국경제는 급속히 회복했고 양국의 무역과 투자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또 양국은 자유무역협정을 논의 중이다.

양국은 동아시아에서 공동으로 사업을 벌여 '동아시아지역경제권' 을 형성하는 데 리더십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다.

▶崔소장〓한국의 산업구조로는 경제가 좋아질수록 대일(對日)적자가 늘어난다. 이를 해결하려면 일본측의 산업재편이 필요하다.

부품산업 등을 한국에 이전하거나 기술을 제공해야 한다. 이런 준비 없이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면 한국의 적자부담이 너무 커 감당하기 어렵다.

▶지하야 사장〓일본기업이 한국에 투자할 때는 머니게임식의 단타성이 아니다. 신중하게 결정하지만 한번 투자하면 장기간 계속된다.

▶崔소장〓외국 대기업에 맞서는 데는 재벌이 좋은 면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새 시스템으로 바뀌지 않을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여러 마찰이 있을 수 있다.

앞으로는 그룹 내의 연구.투자.교육 등을 서로 협의하되 경영은 개별적으로 하는 식이 되지 않나 싶다.

이날 회의에는 인도네시아의 압두라만 와히드 대통령,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 라오스의 시사바트 케오분팡 총리, 싱가포르의 리콴유(李光耀)전 총리 등 아시아 각국의 전.현직 지도자들이 대거 참가했다.

도쿄〓남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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