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이승호, LG의 새로운 소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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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광은 감독은 올시즌 당한 두 차례의 역전패를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

지난달 7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9회 10-5에서 동점을 허용한 후 연장 10회에서 역전당했고 지난 2일 롯데전에서는 8회까지 8-0으로 리드하다 이후 9점을 내줘 최다점수차 역전패 기록까지 세웠으니 마음고생이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승호가 홀연히 나타나 이제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올시즌 투수층이 얇아진 LG에서 선발과 마무리, 중간계투를 가리지 않고 투입돼 제 역할을 묵묵히 해오던 이승호는 지난해 입단해 2패만을 기록한 무명투수였다.

그러나 이승호는 지난달 24일 해태전에서 완봉승으로 프로데뷔 첫 승을 장식하며 코칭 스태프의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

이후 1구원승을 포함, 1승2세이브를 얻으며 팀의 구멍난 마무리 자리를 메우기 시작한 이승호는 7일 잠실 현대전에서 확실한 소방수라는 믿음을 줬다.

이승호는 8회 수비때 박재홍의 홈런으로 팀이 4-5로 쫓기던 9회 1사에서 이 감독의 콜을 받았고 중간 계투 차명석에게 마운드를 인계 받아 2타자를 삼진과 외야플라이로 가볍게 처리하며 팀의 1점차 승리를 지켜냈다.

비록 2명의 타자였지만 8개 구단중 최고의 파워를 자랑하는 현대였기에 더 큰의미가 있었다.

시즌 성적 2승3세이브를 기록한 이승호는 자신감을 얻게 됐고 마무리 부재로 고민하던 쌍둥이는 신인 경헌호와 함께 팀 승리를 지켜줄 새로운 소방수를 구했다.

이승호는 "어떤 타자들과도 승부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은 만큼 신인의 자세로 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마운드에 오르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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