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표준 제정, 따로 노는 AOL

중앙일보

입력

- AOL의 불참에 흥분한 IETF는 인스턴트 메시징 표준 계획안을 파기하고 대안을 준비하기로 했다. -

이번 주 보스턴에서 열린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에 AOL이 불참하자, 준비된 인스턴트 메시징(Instant Massaging, IM) 표준 계획안은 파기되었으며, IETF는 이에 따라 새로운 표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편 인터넷 선두주자 야후는 새로운 표준의 개발이 조속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자사의 IM 프로토콜을 외부 기업들에게 공개할 것임을 시사했다.

IM 2000 컨퍼런스에서, 야후 IM팀의 책임 프로듀서이자 팀장인 브라이언 박은 “호환성 부분에 별 진척이 없다는 사실에 모두 다소 실망스러워 하고 있다”면서 “우리에겐 공개 표준이 필요하며, AOL전용 표준과 나머지 업체들을 위한 표준, 두 개가 마련되더라도 괜찮다”고 말했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초대를 거부한 AOL을 제외한 주요 IM업체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AOL은 행사불참에 대해 답변을 해주지 않았다.

IETF는 지난 해 IMPP((Instant Messaging and Presence Protocol) 작업에 착수했고 몇 개의 초안이 마련됐다. 하지만 IMPP 실무자들은 일부 세부사항에 대해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했고 이 계획은 현재 방치상태에 있다.

6월 15일 새로운 표준안 발표

새 표준안은 6월 15일까지 발표될 예정이다. IM 제공업체들은 이번 IM 2000 컨퍼런스를 통해 세부 사항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고자 모였다.

AIM(AOL Instant Messenger)과 ICQ로 IM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AOL은 자사 네트워크를 외부 IM 공급업체들에게 공개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트라이벌 보이스(Tribal Voice)사나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같은 경쟁업체들이 여러 차례 자사 클라이언트가 AIM이나 ICQ와 호환이 되게 하자고 제안했지만, AOL은 번번이 이들의 접근을 봉쇄했다.

IETF 소식통에 따르면 AOL은 지난 해 여름 IM 통신용 공개표준을 개발하기 위해 IETF와 밀접하게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하지만 AOL이 한 일은 거의 전무하며 오히려 컨퍼런스 불참으로 표준안 개발 프로세스에 방해만 놓았다고 한다.

표준 마련 서둘러야

대다수 업체들이 AOL의 비협조에 마냥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야후는 6~12개월 내 새로운 표준 개발에 진전이 없을 경우 자사 프로토콜을 다른 벤더들에게 공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라이벌 보이스를 비롯한 일부 업체들은 AOL과 타임워너와의 합병에 연방통신위원회(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 FCC)가 개입해줄 것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AOL이 타임워너 고속 인터넷 자산을 이용해 IM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FCC는 다음 달 양 사의 합병계획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할 것으로 보이지만 어떤 문제들이 논의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트라이벌 보이스의 CEO 로스 배걸리는 “우리는 표준안을 마련할 것이고 AOL은 눈을 크게 떠야 할 것이다.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많지만 AOL은 표준안 마련이 자신들에게도 득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고 일침을 놓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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