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정민태와 삼성 끝없는 '악연'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삼성과 현대의 경기가 열리는 30일 대구구장.

이날 선발 투수로 예고된 현대의 에이스 정민태(현대)는 덕아웃에 앉아 불안한 표정으로 삼성 타자들의 타격 연습을 지켜봤다.

정민태는 92년 프로에 데뷔한 뒤 시속 150km에 이르는 강속구와 절묘한 변화구를 앞세워 상대 팀 타자들을 압도해왔지만 삼성과의 경기는 항상 부담스러웠다.

다승왕을 차지한 지난 시즌에는 삼성에 2승3패로 부진했고 올 시즌에도 2경기에 출전, 1승1패에 그쳤기 때문.

경기가 시작되자 소속팀 현대의 타자들은 1회초 2점을 뽑아내며 올 시즌 3번째로 삼성과의 경기에 등판한 정민태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그러나 삼성 징크스는 쉽사리 물러나지 않았다.

2-0으로 앞선 1회말 이승엽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아 동점을 허용했고 다시 5-2로 앞선 5회말에는 연속 4안타로 3점을 내준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뒤 이어 마운드에 오른 조웅천이 무사 1루의 위기를 넘겨 패전 투수가 되지는 않았지만 24일 두산전에 이어 승수를 추가하지 못한 정민태로서는 뼈아픈 경기였다.

올 시즌 통산 100승과 1000탈삼진 고지에 동시에 올라선 뒤 해외에 진출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

정민태는 30일 현재 통산 89승에 922탈 삼진을 기록중이다.

정민태는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하기 전까지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기록을 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했지만 이상하게 공끝이 좋지 않았다"며 고개를 숙였다.(대구=연합뉴스) 고일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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