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김미현 퍼팅난조 10위로 밀려

중앙일보

입력

김미현은 LPGA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골프선수들 중 가장 퍼팅을 잘한다. 올시즌 라운드당 평균 퍼팅수는 29.63개로 LPGA 선수 중에서도 29위다.

그러나 김미현은 28일(한국시간) 뉴욕주 코닝컨트리클럽(파72)에서 벌어진 코닝클래식에서 무려 34개의 퍼팅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1라운드(24개)에 비해 무려 10개를 더 퍼팅했다.

2라운드까지 단독선두를 달렸던 김미현은 이날 4오버파를 쳐 합계 5언더파 2백11타로 공동 10위에 추락했다.

김은 5언더파 67타의 데일리 베스트를 친 켈리 퀴니(미국)에게 6타나 뒤진 채 우승후보 대열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뭘 했는지 감각이 하나도 없었어요. " 라운드가 끝나자마자 김미현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종종걸음으로 퍼팅연습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골프화를 벗어 고무징을 모두 떼어냈다. 전날 바꾼 새 고무징이 추락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2라운드 때 김미현이 샷을 한 뒤 두번이나 중심을 잃고 미끄러지자 캐디인 라이널 매티척이 골프화의 징을 바꾸자고 제안했고 김은 이를 말리지 않았다.

그러나 골프는 조그마한 변수가 생겨도 샷에 영향을 받는 예민한 경기다.

전날까지만 해도 이틀 연속 내린 비로 발이 땅에 푹 꺼질 정도였지만 이날은 날씨가 맑아 잔디와 땅이 바짝 말라 있었다.

거기다 새 고무징을 달았으니 키가 높아진 것은 당연한 이치. 키가 달라지니 샷이 전날 같지 않았다.

김은 첫홀부터 티샷이 페어웨이 우측으로 빗나가고 세컨드샷은 그린 왼쪽 러프로 향하는 지그재그샷을 하며 보기를 범했다.

파5인 2번홀과 5번홀에서 2온 2퍼팅으로 버디를 잡아 7번홀까지 10언더파로 1타차 선두를 유지하던 김미현이 붕괴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8번홀(파4).

약 6m거리의 버디퍼팅을 3퍼팅으로 마감하더니 9번홀에서는 티샷이 나무밑에 떨어져 또 한타를 까먹었다.

10번홀에서는 세컨드샷이 그린 왼쪽 러프에 박혀 분실구가 되며 더블보기까지 범해 순식간에 10위권으로 떨어졌다. 미세한 높이의 차이를 의식하지 않은 김미현의 실수가 빚은 불운이었다.

한편 박지은(21)은 두달여 만에 60타대(3언더파 69타)를 기록하며 합계 4언더파 2백12타로 동 14위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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