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현대 발표 긍정적으로 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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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기업금융본부장 이연수(李沿洙)부행장은 28일 현대그룹이 자구안을 구체적으로 밝힌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 부행장은 이날 오후 10시 30분부터 20여분동안 외환은행 본점 13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히면서 '현대그룹이 향후 일정 및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사항별로 보다 구체적으로 협의해오면 신중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함께 '현대그룹 전체의 재무구조와 영업수익 상황에는 근본적으로 문제가 없다'면서 '특히 일시적인 단기유동성 부족상태가 있는 현대건설도 오늘 밝힌 신규사업 축소 등의 자구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면 조만간 단기유동성 문제가 정상화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행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로 현대그룹의 자구안에 ▲후계구도 객관.명료화 ▲자동차 부문의 계열분리 ▲ 6월말이전까지 인천제철의 독립계열분리 매듭▲9월말까지 외자유치 협상을 통한 현대석유화학의 계열분리 등이 포함된 점을 꼽았다.

그는 또 현대그룹이 현대전자와 현대중공업의 시설투자분을 축소하기로 하는 등 신규투자를 대폭 축소하기로 했고 부동산과 상장 및 비상장주식 매각외에 ABS 발행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기로 했으며 외부회계법인의 심사를 거쳐 투명한 결합재무제표를 제출하기로 한 점 등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이 부행장은 '현대그룹의 발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외환은행만의 독자적 입장이지 정부나 다른 채권은행들과 의견을 조율하거나 협의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외환은행 황학중(黃鶴中) 여신담당 상무는 현대그룹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과 현대증권 이익치(李益治)회장의 퇴진 여부에 대해서는 '주채권은행으로서 다른 회사의 인사에 관여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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