成功 벤처의 4가지 조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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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는 문자 그대로 ‘모험’이다. 성공할 수도 있지만 실패할 확률이 훨씬 크다. 따라서 일반 투자와 다른 것은 ‘도박을 하는 심정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벤처’ 하면 ‘대박’이라는 이상한 분위기에 쌓여 있다. 하루만 주가가 빠져도 항의 전화가 빗발친다. 잘 알고 지내는 모 벤처기업 사장의 “투자자인지 빚쟁이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라는 한숨을 듣다 보면 어떤 지경인지 충분히 짐작이 간다.

하루가 다르게 인수·합병설이 유포되고 있는 가운데 ‘벤처 빙하기’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요즘, 벤처 회사의 분위기가 전만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은행에 저금하거나 국채를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면 위험이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위험을 최소화시키는 것은 벤처 회사의 몫이 아니라 투자자의 몫이다. 어떤 회사가 좀더 안전할 것인가.

최고 경영자의 능력이 탁월하고 자세가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거나, 좋은 기업문화를 갖고 있어야 한다거나 등은 오프라인 기업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런데 벤처기업의 경우라면 추가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사항이 있다. 이미 벤처기업에 투자를 하고 있거나, 혹은 투자하려 한다면 그 회사가 다음의 4가지 요소 가운데 몇 개를 충족시키고 있는지, 조목조목 따져 봐야 한다.

첫째, 탁월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가? 연필 끝에 지우개를 붙이겠다는 발상으로 돈을 버는 시대는 끝났다. 그 분야의 사람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한다. 물론 전반적인 트렌드와 부합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인터넷의 흐름이 모바일이므로 PC에서만 작동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은 의미가 없다.

둘째, 특허를 얻을 만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가? 미래의 세계는 지적재산권을 서로 크로스 라이센싱(cross licensing)을 하면서 ‘가진 자만의 파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이미 선발자로서 시장 입지를 굳혔는가? 지금은 커뮤니티 모델만을 갖고 있더라도 선발자라면 걱정이 없다. 필요한 것은 외부에서 조달해서 붙이면 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모델이 없어서 고민하는 것은 후발자의 이야기일 뿐이다. 선발자는 좋은 모델을 갖고 있는 기업을 찾아내기만 하면 된다.

넷째, 다른 벤처와 차별화할 능력이 보이는가? 차별화 능력이 있다면 후발 주자라도 승산이 있다. 기술로, 아이디어로, 정 안되면 마케팅 기법을 가지고라도 차별화해야 한다. 그래서 고객의 머릿속에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다면 당연히 성공한다.

‘난, 물이 아니야’로 성공한 어떤 오프라인기업이 좋은 예가 되겠다. 물론 4가지 중 하나만 갖고 있을 필요는 없다. 많이 보유하면 할수록 그 기업의 성공 확률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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