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다이너소어〉 등급판정에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난 19일 미 전역에 걸쳐 개봉된 디즈니 공룡만화영화 〈다이너소어(Dinosaur)〉가 등급판정 문제로 개봉과 함께 화제를 뿌리고 있다.

이 영화는 지금까지의 디즈니 만화영화가 받아왔던 G등급(나이 관계없이 관람)과는 달리 PG등급(부모 지도 하에 관람)이 매겨져 논란이 일고 있는 것.

USA투데이지는 22일 '이 영화가 한 단계 높은 등급판정을 받은 것은 영화 내용 중 공룡들이 싸우는 폭력적인 내용이나 지구에 거대한 운석이 떨어지는 충격적인 장면 등이 포함된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부모들은 이 영화가 PG등급임을 감안해 아이들을 극장에 데리고 가기 전에 자신들이 먼저 관람을 하는 극성스러운 면을 보이기도 했다.

로스엔젤레스에 사는 한 부모는 6살짜리 아들에게 이 영화가 적당한지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주말 직접 영화관을 찾았고 결국 자신의 자녀에게는 적당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이 부모는 "어린이들에게 공포를 줄 것으로 생각한다"며 "내 자녀가 악몽에 시달리게 하고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부모와 함께 가는 것은 적극 권장하지만 지금까지 보아왔던 만화 영화들과 비교해 별다른 차이를 못 느낀다'고 말해 요즘 어린이들이 생활에서 난폭한 부분을 직간접적으로 보고 자라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 영화를 감상한 일부 어린이들은 음산하거나 강렬한 장면이 나올 때마다 소리를 지르거나 부모의 손을 꼭 잡는 모습을 보였으나 대부분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흥미진진하게 감상했다.

3살 난 어린이를 데리고 온 한 부모는 "영화 상영 도중 일부 무서운 장면에서 내 딸이 내 손을 꼭 잡고 있었다"면서 영화내용 중 공포감을 주는 장면이 있음을 인정했다.

샌디에고에 거주하는 9살짜리 어린이는 "공룡은 원래 무서워야 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아무래도 이 영화는 3살짜리를 위한 영화가 아니냐"며 "(영화제작자들이) 돈만 낭비한 것 같다"고 말해 좌중에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이 영화는 개봉되자마자 3천7백만 달러의 입장수입을 올리며 단숨에 개봉관람 1위를 기록했다. AC 닐슨 조사기관에 따르면 이 영화는 디즈니가 제작한 만화영화 중 종전에 기록된〈토이 스토리 2〉와〈라이언 킹〉과 함께 개봉기록 3대 영화로 꼽혔다.

영화 〈다이너소어〉는 5년 동안 총제작비 1억2천7백50만 달러가 투입된 컴퓨터 첨단기법의 만화영화로 알에서 깨어난 공룡이 자신을 키워준 원숭이들과 함께 성장하면서 신천지를 찾아가는 장면을 흥미진진하게 그렸다. 시사뉴스지 뉴스위크는 이 영화를 "환상과 실제를 멋지게 조화시킨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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