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짓기 중엔 건드리지마" 예민한 수사슴, 애꿎은 백조 들이받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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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데일리메일

날카로운 뿔을 가진 야생 수사슴이 호수에서 한가롭게 노닐던 백조를 갑자기 들이받았다. 끔찍한 결과가 벌어지기 일보 직전의 순간, 백조는 물속으로 몸을 숨겨 화를 면했다.

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야생 사슴이 많기로 유명한 영국 리치몬드의 부쉬공원에서 요즘 심상치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짝짓기 시기가 되면서 수사슴들이 포악해진 것이다. 혼자 멀쩡히 노는 백조를 들이받는가 하면, 여성 관광객의 등으로 갑자기 돌진하는 등 단단히 예민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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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했던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낸 사진가 로버트 파이퍼(55)씨는 "두 마리의 수사슴이 으르렁대며 서로 싸우고 있었다. 백조는 이를 모르고 옆에 있다가 수사슴에게 들이받힐 뻔 했다"며 "사건 현장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소풍을 나온 가족단위의 인파가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수사슴은 수많은 관람객을 놀라게 한 대형 사고를 치고는 덤불 속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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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이 아니다. 지난달 23일에는 한 여성 관람객이 등 뒤에서 공격해오는 수사슴을 간신히 피했다. 수사슴은 여성의 재킷을 들어올릴 정도로 여성의 뒤에 가까이 접근했다. 파이퍼씨는 "다행히 내가 아찔한 장면을 목격하고, 소리를 지르고 팔을 휘저어 수사슴의 주의를 다른 데로 돌렸다"며 "여성은 깜짝 놀라 혼비백산했다"고 전했다. 이전에도 소녀와 한 50대 남성이 사슴에 들이 받혀 머리와 가슴에 부상을 입었다.

부쉬 공원을 관리하는 런던 로얄파크 측은 "짝짓기 시기인 9~11월에는 320마리의 부쉬공원 야생 사슴들이 예민해진다"며 "동물원이 관광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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