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패트롤] 공적자금 어떻게 장만할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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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는 16일을 지켜봐야 한다. 우선 이미 예고됐지만 미국의 금리가 오른다.

그 폭이 관심거리인데 0.5%포인트가 유력하다.

이는 미국 경기가 10년째 이어온 호황을 접고 수그러들 가능성이 있고,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로 미국내 소비가 줄어들면 우리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국내에선 같은 날 삼성전자.현대정유.LG텔레콤 등 11개 대기업이 인터넷 공동 마케팅 사업을 위한 독립법인을 출범한다.

디지털 시대에 기업들이 경쟁할 것은 경쟁하면서도 협력할 분야는 협력해 상생한다는 제휴 전략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지금 산업계에는 기업과 소비자간(B2C)망을 뛰어넘어 기업간 전자상거래(B2B)망 구축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런가 하면 재계 서열 27위인 새한그룹이 오너 일가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 회장을 영입해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여건이 어렵기 때문이지만 대기업이 스스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부동산과 계열사를 파는 자구노력을 하겠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말도 많던 총선을 치른 지 한달이 지났고,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은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그런데 요즘 실물경기는 그런대로 굴러가는데 정책이나 금융시장은 삐걱거리거나 불확실한 게 많다.

할 일은 많은데 정부조직 개편.개각설 등에 휘말려서인지 정부가 적극적이지 않다. 이번주에는 이 안개가 다소라도 걷히길 기대한다.

가장 큰 문제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다. 이미 3조원의 '공공자금' 을 쏟아부었는데도 투신사는 계속 입을 벌리고 있고, 다른 제2금융권에도 먹이(공적자금)를 주어야 할 상황이다.

그런데 이 자금을 어떻게 구하느냐를 놓고 정부안에서조차 의견이 다르다.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도 최근 제2금융권의 취약성을 지적하고 추가 구조조정을 강조했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국제유가가 다시 들먹거리고 있다. 산유국이 증산에 합의하면서 한시름 놓았다 싶었는데, 지난 주말 50일만에 다시 배럴당 30달러에 육박했다.

어렵사리 하반기 중 생산량을 늘리더라도 배럴당 20달러 아래로 내려가긴 어려울 것이므로 효율적인 에너지 절약대책을 더 이상 늦춰선 곤란하다.

고유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용 수입이 크게 늘어 국제수지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반도체와 휴대폰 등 전자통신 제품 수출이 잘돼 흑자를 유지하는 상황이 언제까지 갈 지 모른다.

12일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환율이 급등하자 아시아 지역의 제2 외환위기를 걱정하는 목소리마저 나왔다.

그렇지않아도 일부에선 줄어드는 무역흑자.늘어나는 단기외채 등을 'IMF 3년차 증후군' 의 징표로 지목한다.

새 천년을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5월 중순이다. 선거를 의식하며 미뤘던 숙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투신사 등 제2금융권 구조조정, 대우 부실 처리, 공기업 개혁 등이 그것이다. 어영부영하다간 올 한해가 휙 지나갈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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