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제품, `러브' 피해확산에 한몫

중앙일보

입력

전세계를 강타한 신종 컴퓨터 바이러스 `러브''가 그 위세를 발휘한 데는 미국의 거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 제품이 한 몫을 톡톡히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컴퓨터 업계 전문가들은 5일 MS가 개인용 컴퓨터(PC)시장의 약 85%를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MS의 아웃룩(Outlook) 시스템을 통해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즉 컴퓨터 내의 e-메일 주소록을 스스로 검색한 뒤 새로운 수백, 수천통의 e-메일을 재송고하는 러브 바이러스가 시장 지배력이 높은 MS 아웃룩 시스템의 자동 프로그램과 결합돼 막대한 파괴력을 발휘했다는 것. 실제 러브 바이러스는 1시간에 무려 12만대의 컴퓨터를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MS 아웃룩 시스템 이외에 여러 다양한 시스템이 존재했더라면 러브 바이러스의 확산을 몇 시간, 혹은 하루 이틀 더 늦춰 피해규모를 훨씬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만약 더 많은 컴퓨터 사용자들이 MS와 운영시스템이 다른 매킨토시나 혹은 넷스케이프 및 에우도라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더라면 한꺼번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e-메일을 자동 발송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콧 컬프 MS 보안책임자는 전문가들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컴퓨터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그 기술을 악용할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면서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이를 이용하는 인간으로, 이는 기술로 결코 해결이 안된다"고 피력했다.

미 인터넷보안업체인 트렌드 마이크로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308만여개의 컴퓨터 파일이 러브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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