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윈도 독점체제 계속 이용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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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세계적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정부와의 반독점소송 와중에서도 계속 윈도 운영체제의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새 시장을 잠식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일 연방정부와 17개 주정부가 대기업 서버와 인터넷 사이트를 겨냥한 윈도 2000 운영체제에 손질을 가해 경쟁업체들이 일부 새 기능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서류에는 빌 게이츠 MS 창업자 겸 회장의 전자 메일에 관해 언급한 내용 등이 들어 있는데 게이츠 회장은 이 메일에서 직원들에게 손바닥 크기의 휴대용 컴퓨터 장치를 만드는 경쟁업체들에 불리하도록 소프트웨어를 다시 디자인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이다.

신문은 게이츠가 지난해 7월11일 보낸 것으로 보이는 이 메일이 오피스 응용 체제의 세부내용을 변경, 현재 손바닥 크기의 컴퓨터 이용자가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윈도 운영체제가 달린 장치에 유리하도록 할 의도가 있었음을 시사하고 있다며 현재 MS의 요청에 따라 법원에 봉인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짐 칼리넌 MS 대변인은 "무리한 시정조치를 위해 임의적으로 꾸며낸 것"이라며 정부의 주장을 일축했다.

MS는 1일 전국 주요 신문 전면광고와 웹사이트를 통해 "정부의 분할 건의는 너무 성공한 기업들이 엄벌을 받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여론을 이용한 대 정부 공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한편 미 칼럼니스트인 매튜 밀러는 2일자 LA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MS를 2개사로 쪼개는 것만으로는 윈도 독점체제를 시정하기 어려울지 모른다"며 "윈도 운영체제 3개사와 응용소프트웨어 1개사 등 모두 4개사로 분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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