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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상처 그리고 치유-1. ‘장-미셸 오토니엘-My Way’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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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호 07면

장-미셸 오토니엘의 라캉의 매듭(Lacan’s Knot) (2009), Mirror glass, metal, 150135 50 ㎝, Collection François Odermatt, Courtesy Galerie Perrotin, Paris © Guillaume Ziccarelli

진주의 고통-. 영롱한 아름다움 뒤에는 찬란한 아픔이 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가로 꼽히는 장-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47)도 그랬다. 이탈리아 무라노산 유리로 만든 오색찬란 화려한 구슬들은 기실 작가의 내면의 상처로부터 기인한 것들이다. 성적 소수자로서, 자신이 사랑했던 사제 지망생이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 이후 오토니엘의 작업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의 퇴적물이다.

9월 8일~11월 27일 서울 태평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옛 로댕갤러리), 문의 1577-7595

“내 작품은 내 자화상”이라고 말하는 그의 예술혼은 다양한 재료를 통해 작품으로 승화됐다. 감광성 물질을 조사하다 발견한 유황(‘장식용 천 위에 그린 프랑스 지도’, 1988)이나 화산 용암이 식으면서 생성되는 유리인 흑요석(‘두음전환’, 1992), 성냥에 불을 지피는 인(‘소원을 비는 벽’, 1995) 등 독특한 재료를 적절히 이용해 몽환적인 세상을 꾸몄다. 작품으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 세상에 담긴 섹슈얼 코드는 농도가 제법 걸쭉한 편이다.
이 전시는 지난 3월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 열렸던 것으로 25년간의 작품 인생을 되돌아보는 회고전 형식을 띠고 있다. 설치, 드로잉, 비디오 퍼포먼스 등 60여 점을 볼 수 있다. 성인 5000원. 추석 연휴·매주 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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