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부동산시장 벤처열풍으로 달아올라

중앙일보

입력

분당 부동산가도 벤처 열기로 들떠있다.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벤처기업들의 토지매입 등에 힘입어 올들어 지난 19일까지 팔린 분당의 상업.업무용지는 26필지 1만9천7백28평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면적보다 4백6%나 늘었다.

지앤지펠레콤.두루넷.와이티씨텔레콤.서두인칩.터보테크.아시아벤처금융 등 정보통신(IT)기업들이 땅을 많이 샀다.

두루넷은 2천1백22평에 연건평 9천평 규모의 통신센터를 짓기 위해 18일 기공식을 가졌고 1천85평의 업무용지를 산 지앤지텔레콤도 인터넷 데이터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성남시는 분당을 벤처타운으로 조성하기 위해 최근 토공으로부터 중심상업용지 2천4백80평을 사들여 26층짜리 벤처빌딩을 짓기로 했다.

또 야탑역 인근 1만1천4백평 부지에 테크노파크를 세우기로 했다.

야탑역 테마폴리스도 6~7층 7천1백평을 벤처 사무실로 정하고 경기도.성남시와 함께 업체 유치에 나섰다.

분당부동산 시장에 이처럼 벤처 열기가 불어닥친 것은 강남에서 사무실 구하기가 어렵고 임대료도 껑충 올라 기업들이 이곳으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다.

기반.통신시설이 잘 갖춰진 데다 한국통신 본사.SK텔레콤 연구소 등이 자리잡아 관련 업종을 끌어들이는 촉매역할을 하고 있다.

또 업무.상업용지도 평당 평균 6백만~8백만원으로 부담이 적은 편. 서울 강남 테헤란로변의 경우 최소 평당 3천만원을 들여야 할 뿐 아니라 그나마 땅이 없다.

사정이 이쯤 되자 분당은 벌써부터 사무실 수요가 늘어나면서 임대료도 뛰었다.

야탑동 목련마을의 한 아파트형 공장에는 이미 30여 벤처관련 기업이 자리잡았다. 야탑역 주변 M빌딩은 비어 있는 사무실이 많았으나 최근 3건의 임대계약이 이뤄졌다.

임대료도 평당 2백50만원(전세 기준)으로 지난해 말보다 50만원 정도 올랐다.

서현역 일대는 올들어 빈 사무실이 사라졌다.

지난해 하반기 평당 2백50만~3백만원이던 임대료가 3백50만~4백만원으로 뛰었다.

정도부동산 문홍주 사장은 "벤처기업용 사무실을 많이 찾는 게 요즘에 나타나는 변화" 라며 "전세 아파트를 찾는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 고 전했다.

두드러진 것은 소규모 상가용 땅이 잘 팔리고 있는 것. 토공은 2백10~5백70평 규모의 상업용지를 3월에만 8필지 팔았다고 밝혔다.

분당사업단 관계자는 "업무용 부지는 벤처기업, 상가부지는 일반인들의 관심이 크다" 고 전했다.

삼성전자.포스데이터.큐닉스컴퓨터.대우통신 등이 몰려든 서현역 주변상가는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매매.임대료가 많이 올랐다.

현대공인 김종언 사장은 "현대상가 3층의 경우 지난해 평당 2백50만원(전세)이었으나 현재는 3백50만원" 이라고 전했다.

일대 중개업소들은 벤처기업이 모두 들어서면 1만여명의 유입인구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아파트 매매.전세시장이 본격적으로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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