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보스턴마라톤 남녀 석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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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가 제104회 보스턴마라톤대회에서 남녀 정상을 휩쓸었다.

엘리야 라가트(케냐)는 18일 오전(한국시간) 벌어진 대회 남자부 42.195㎞ 풀코스에서 게자헨게 아베라(이상 2시간9분47초. 에티오피아)와의 숨막힌 막판 스퍼트싸움 끝에 간발의 차로 앞서 1위를 차지했다.

33세의 노장 라가트로서는 개인최고기록(2시간7분41초)으로 우승한 '97베를린마라톤과 '98프라하마라톤에 이어 이번이 국제대회 3번째 우승.

체중이 71.3㎏(현재 56.4㎏)까지 늘어난 지난 92년 의사의 심장마비사 경고 속에 마라톤에 뛰어든 그는 "달리기를 시작한 뒤 심장병이 사라졌다"며 "올림픽에서국가를 대표해 뛰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케냐는 '96, '98년 우승자 모제스 타누이가 선두에 3초 뒤진 2시간9분50초로 3위에 오르고 지난해 챔피언 조셉 체베트가 2시간12분39초로 8위를 마크하는 등 10위권에 무려 7명이 들었다.

여자부에서도 케냐는 캐서린 은데레바가 2시간26분11초로 이리나 보가체바(키르기스탄)와 대회 4연패를 노리던 '96애틀랜타올림픽 우승자 파투마 로바(이상 2시간26분27초.에티오피아)를 16초차로 따돌리고 1위로 골인했다.

두살난 딸을 둔 은데레바는 지난해 데뷔전인 보스턴마라톤(6위)과 뉴욕마라톤(2위)에 이어 3차례의 풀코스 도전 끝에 최고권위의 세계대회를 제패해 주위를 더욱놀라게 했다.

케냐는 91년부터 10년 연속 남자부 정상에 오르는 동시에 1897년 출범한 대회사상 처음으로 남녀 동반우승 신기록까지 수립, 마라톤 최강국의 면모를 한껏 뽐냈다.

이번 대회는 96년(3만8천708명)에 이어 역대 2위규모인 1만7천813명이 참가하는동시에 `마(마)의 4연패 벽'이 깨지지 않고 72년에 시작된 여자부를 포함해 1∼3위가 가장 근소한 차로 갈리는 등 숱한 화제를 낳았다. (보스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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