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밸리는 지금] 남북경협 봄바람에 벤처들도 술렁술렁

중앙일보

입력

오는 6월 남북 정상회담을 갖는다는 정부 발표에 테헤란 밸리도 술렁거리고 있다.

북한 당국의 배타적인 태도와 열악한 인프라를 들어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일단은 ''거대한 기회의 땅이 새로 열린다'' 는 기대감이 더 크다.

많은 벤처인들이 ''북한의 소프트웨어 기술 수준이 상당하다'' ''음성인식 기술은 세계적이다'' 며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나모인터랙티브의 박흥호 사장은 "북한과 인접 지역을 포함해 1억명의 시장이 새로 열리면 벤처.인터넷 업체들엔 도약의 기회가 될 것" 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실제 많은 중소.벤처기업들이 구체적인 계획을 실행중이거나 예정하고 있다.

1998년부터 모니터용 부품을 북한에서 임가공하고 있는 IMRI의 유완영 회장은 "북한이 강점을 가진 일부 소프트웨어의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고 말했다.

L&H코리아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원전 프로젝트에 보안장치를 납품했고, 한글과컴퓨터도 98년 중단했던 남북한 통일 워드프로세서 개발을 다시 추진중이다.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나모인터랙티브 등도 대북 협력사업을 다시 손질하고 있다. 올들어 북한을 다녀온 벤처기업 대표도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벤처인들이 아쉬워하는 점도 있다. 대북경협과 관련된 지원과 정보 제공이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피해의식이 적지 않다. 하루 아침에 북한 시장이 열릴 것처럼 달아오르는 분위기도 이들은 경계한다.

벤처인 특유의 모험정신이 북한의 개방과 정보화에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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