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26곳 "순위바꿈"

중앙일보

입력

올해 30대 그룹의 자리바꿈이 지난 1987년부터 대규모 기업집단을 지정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재벌그룹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계열사들이 많이 정리된 데다 재계 랭킹 2위였던 대우그룹이 해체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와 같은 순위를 유지한 그룹은 1위 자리를 지킨 현대그룹 외에 동국제강.코오롱.동양 등 단 네곳에 불과하고 나머지 26곳의 랭킹이 모두 바뀌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0년도 대규모 기업집단(30대)에 신세계.영풍.(주)대우.현대정유.에쓰오일(옛 쌍용정유).대우전자.현대산업개발 등 7개 그룹을 새로 지정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신세계.영풍은 유상증자와 당기순이익 증가 등으로 자산총액이 늘어 새로 30대 그룹에 포함됐다.
또 ㈜대우와 대우전자는 대우그룹의 해체로, 현대정유.현대산업개발.에쓰오일은 현대와 쌍용으로부터 분리돼 별도의 기업집단을 형성했다.

특히 10대 그룹 중에서는 지난해 10위이던 롯데가 6위로 껑충 뛰어오른 데 비해 쌍용은 7위에서 10위로 떨어졌다.

반면 대우.해태.한라.강원산업.신호 등 5개 그룹은 자산매각과 계열사 정리로, 대상.삼양 등 2곳은 부채 감소로 각각 자산총액이 줄어 30대 그룹에서 제외됐다.

이같은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이들 30대 그룹의 지난해말 현재 자산총액도 4백22조7천억원으로 전년도의 4백72조7천억원에 비해 50조원(10.5%)이 줄어들었다. 전체 계열사 수도 5백44개로 지난해보다 1백42개 줄어들었다.

한편 이번에 새로 30대 그룹에 포함된 7곳은 계열사간 상호출자나 신규 채무보증이 금지되며, 기존 출자분이나 채무보증도 내년 3월 말까지 해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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