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애플 ‘추가 소송 자제’ 합의해놓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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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특허 침해를 둘러싸고 미국· 독일 등 세계 주요국에서 소송전을 펼치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더 이상의 확전을 자제하기로 합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달 12일 두 회사가 앞으로 추가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12일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독일 법원에서 특허를 둘러싸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던 와중이다. 9일 독일 법원은 애플이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10.1이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유럽 지역에서의 갤럭시탭 10.1 판매를 금지시켰다. 이틀 뒤인 11일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이의신청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이 이의신청을 제기한 다음 날 애플과 삼성이 더 이상의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삼성과 애플이 세계 9개국에서 20건의 소송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추가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19일 국내 법원에서 열린 소송에서 양측은 치열한 공방을 계속했다. 이 과정에서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까지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1부(부장 강영수)는 19일 삼성전자가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낸 특허침해 금지 등 청구소송에 대한 2차 준비재판을 열었다. 애플 측은 재판부에 “아이폰·아이패드에 들어가는 모바일 칩 제공업체인 인피니온과 모 회사인 인텔에 이 소송을 고지해 달라”고 신청했다. 애플이 패소할 경우 인텔에도 배상 책임을 물릴 수 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인피니온이 삼성의 특허를 사용했는지 ▶만일 사용했다면 인피니온에 특허를 사용할 권리가 있는지 ▶인피니온에 권리가 있다면 애플도 특허 사용권을 갖게 되는 것인지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네덜란드에서도 양사는 치열한 소송전을 치르고 있다. 애플은 6월 23일 네덜란드 법원에 갤럭시탭 10.1뿐 아니라 스마트폰 갤럭시S(사진 왼쪽) 등 삼성전자의 모든 스마트 모바일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를 신청했다.

 애플은 “삼성전자는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모든 유통업체에 삼성전자가 애플 특허를 침해했음을 알리고 각 유통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해당 제품들을 모두 회수하고, 해당 제품을 판매하거나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도 네덜란드 법원에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일주일 뒤인 같은 달 31일 맞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박혜민·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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