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환율방어위해 외평채발행등 대대적 시장개입

중앙일보

입력

정부는 최근 원화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오는 17일 1조원 안팎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을 발행키로 확정했다.

이같은 조치는 정부가 더 이상 환율 하락을 방치하지 않고 직.간접적으로 대규모 시장개입을 통해 환율을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재정경제부의 고위 당국자는 9일 "환율안정을 위해 오는 17일 외평채 입찰을 실시키로 결정했다"면서 "발행물량은 금융시장 동향에 따라 유동적이나 1조원 안팎의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최근 외국인주식투자자금의 급속한 유입 등으로 원화절상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데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외환수급 대책으로 환율이 최대한 안정적으로 움직이도록 하고 외국인주식투자자금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은 7일 달러당 4.90원 하락한 1천107.10원을 기록, 다시 1천100원대로 추락했다.

재경부 고위 당국자는 "올들어 지난 7일까지 원화가치는 2.8% 상승했는데 이는 대만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라면서 "특히 올들어 수입이 50% 이상 급증한 반면,영세 중소기업 등의 수출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걱정했다.

또 "외국인주식투자자금의 순유입규모가 1분기중 73억달러에 이르러 작년 전체 규모인 52억달러를 이미 넘어서면서 원화절상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외환시장에서는 일방적인 절상 기대심리가 형성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율이 한쪽 방향으로 계속 움직일 경우 우리나라의 대외수지 균형은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정부가 원화가치 상승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으며 따라서 외평채 발행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규모의 직간접적 개입에 적극 나설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외평채는 올해 한도인 5조원중 지난 1월 3천억원, 2월 7천억원, 3월 1조3천억원 등 모두 2조3천억원어치가 발행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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