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스타 열전 (13) - 존 스몰츠

중앙일보

입력

'애틀란타 3인방'이라는 말이 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마운드를 자랑하는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선발투수 3인을 일컫는 말로 바로 그랙 매덕스, 톰 글래빈, 그리고 존 스몰츠가 그들이다.

이 세 명은 언제나 상대팀에게 두려운 존재였으며,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애틀란타의 8년 연속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진출('91~'99년, '94년은 파업)은 바로 이들이 버티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랙 매덕스는 '93년부터 애틀란타서 활약)

또 이 기간동안 이들이 사이영상을 놓친 해는 단 세 차례에 불과하다. ('92년 당시 시카고 컵스 소속의 매덕스, '97년 페드로 마르티네즈, '99년 랜디 존슨)

존 스몰츠는 사실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 중의 한 명이지만, 매덕스와 글래빈의 그늘에 가려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다른 두 투수들에 비해 약간 기복이 있는 성적과 고질적인 팔꿈치 부상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스몰츠에게 매덕스와 글래빈에 비해 차별되는 점은 분명히 있다. 매덕스와 글래빈은 스피드보다는 정확한 컨트롤과 다양한 구질로 최고의 자리에 군림해 왔지만, 스몰츠는 이들과 달리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파워피쳐이다. 그의 구위는 분명 메이저리그 최고에 속한다.

박찬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많은 전문가들은 박찬호 선수가 모델로 삼아야 할 선수로 스몰츠를 꼽았다. 150Km가 넘는 빠른 직구, 날카로운 슬라이더, 체인지업만으로도 자신의 볼의 위력을 믿고 자신 있게 던지는 자세와 강한 승부근성 때문이다.

그리나 스몰츠의 무엇보다 매력적인 점은 포스트시즌에 있어서는 다른 두 투수를 능가하는 '포스트시즌 에이스'라는 점이다. 그의 디비전 시리즈(2.66), 리그챔피언십 시리즈(2.31), 월드시리즈(2.25)의 통산 방어율은 정말 놀라울 뿐이다. 그의 정규시즌 통산 방어율(3.35)보다도 월등하지 않은가. 포스트시즌에서만큼은 팬들은 매덕스나 글래빈이 등판한 경기보다도 스몰츠가 등판한 경기를 더 안심하고 보는 것이 사실이다.

1967년 미시간주의 워랜에서 태어난 스몰츠는 고등학교때까지 야구와 농구선수로 활약했으며, '85년 드래프트 22라운드에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선택되었고 '87년 애틀란타로 트레이드 된다.

'88년에 2승 7패의 성적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89년 12승, '90년과 '91년에 각각 14승, '92년과 '93년에 각각 15승으로 꾸준히 정상급 투수로 성장한다.

특히 '92년에는 215탈삼진으로 내셔널리그 삼진 타이틀과 리그챔피언십시리즈 MVP의 영예를 안아 최고의 해를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선수노조의 파업이 있었던 '94년에 팔꿈치 수술의 여파로 6승 10패의 최악의 성적을 거두기도 하지만, '95년 12승을 거두며 재기에 성공했다.

특히 '96년은 그에게 있어서 최고의 해이다. 시즌 첫 경기에서 패한 뒤, 내리 14연승을 거두며 4월의 투수상, 5월의 투수상을 연속적으로 휩쓸고, 결국 24승8패 방어율 2.94의 기록으로 다승(24), 삼진(276)타이틀과 함께 '당연히'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거머쥐게 된다. 그리고 그해 포스트시즌에서도 4승1패 방어율 0.95의 경이적인 성적을 거둔다.

'97년을 15승 12패로 상대적으로 부진하게 보냈지만, '98년 시즌 중에 팔꿈치수술을 받는 시련에도 불구하고 빠른 회복세를 보여 17승3패 방어율 2,90을 기록했다.

'99년에 여전히 고질적인 팔꿈치 이상으로 11승 8패를 기록, 결국에는 포스트시즌에서 후배 케빈 밀우드에게 3선발 자리도 내주고 불펜으로 물러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역시 선발이든 불펜이든 포스트시즌에서는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여줘 건재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야구와 농구 외에도 그는 골프에도 일가견이 있고, 얼마 전 골프선수로 가장 이상적인 체형을 가진 선수로 야구선수 부분에 뽑히기도 했다.

2000년 시즌에는 또다시 팔꿈치 수술을 받게 되어 올 시즌 그를 볼 수 없게 되었다.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던지는 투수에게는 팔꿈치가 무리가 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새 천년 첫 시즌에 최고의 투수 한 명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언제쯤 스몰츠가 마운드에 복귀해 다시 사이영상에 도전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존 스몰츠
- 생년월일 : 1967년 5월 15일
- 신장 : 191cm 체중 : 93kg
- 투타 : 우투우타
- 연봉 : 850만 달러
- 소속팀 : 디트로이트 타이거스(85) -> 애틀란타 브레이브스(87)
- 통산성적 : 157승 113패 방어율 3.35 탈삼진 2098개
- 경력 :
▶96년 사이영상 수상,
▶92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MVP
▶14연승기록(96년, 애틀란타 신기록)
- 가족 : 아내(다이언), 1남1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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