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잠깐 세찬 비, 스콜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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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장마가 끝난 지난달 하순부터 이슬비가 내린 15일까지 25일 동안 서울에 0.1㎜ 이상 비가 내린 날은 모두 21일이나 된다.

측정될 정도는 아니었지만 조금이라도 빗방울이 떨어졌던 날까지 포함하면 비가 내리지 않은 날은 단 하루뿐이었다.

 이처럼 거의 매일 비가 내리면서 한반도에도 동남아 지역처럼 ‘스콜(Squall)’이 내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콜은 열대 지방에서 거의 매일 오후에 규칙적으로 내리는 소나기를 말한다.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으로 인해 상승기류가 생기면서 비구름이 강하게 발달하고, 그로 인해 한두 시간 동안 강한 비가 쏟아지는 현상이다.

 하지만 기상청 진기범 예보국장은 “비가 짧은 시간 동안 세차게 내리고 금방 그친다는 점에서 외견상 스콜과 비슷하지만 기상학적으로는 스콜이 아니다”고 말했다. 내리는 시간대가 오후로 정해져 있는 스콜과는 달리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고루 분포돼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이후 서울에서 하루 중 비가 가장 많이 내린 시간대를 보면 별다른 규칙성이 보이지 않는다.

밤 시간대(오후 6시~자정)에 비가 가장 많이 내린 경우가 엿새였던 반면 스콜과 같이 오후 시간대(정오~오후 6시)에 비가 가장 많이 내린 경우는 사흘에 불과했다. 또 새벽 시간대(자정~오전 6시)와 오전 시간대(오전 6시~정오)에 비가 가장 많이 내린 경우도 각각 나흘과 엿새로 나타났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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