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상거래의 최종 승자와 패자]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열풍을 타고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전자상거래 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되면서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이 살아남고 도태 될지에 대해서도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9일 전자상거래에 관한 특집을 통해 훗날 사가들이 현재를 인터넷 기업 중 일부는 살아남고 나머지는 도태되는 '전자의 선사시대'에 비유하게 될것이라면서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할 기업에 대한 전망을 제시했다.

신문은 벤처 자본가와 일반 투자자들이 인터넷 기업을 차분히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찾으면서 '반쪽짜리' 아이디어로 자본을 유치할 수 있는 시대는 꼬리를 감추고 있다고 지적하고 고객 확보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며 상품을 판매하는 웹사이트를가장 먼저 도태될 인터넷 기업으로 꼽았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고객 수를 늘리기 위해 비용이하로 물건을 팔며 손해를 마다하지 않는 것이 인터넷 기업의 첫 걸음 처럼 여겨져 왔으나 현재는 '정신나간 짓'으로 간주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지난 1년 사이 애완 동물용품이나 미용품 등 특정 상품만을 취급하는 인터넷 업체가 난립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마진이 박해짐으로써 몇몇 업체를 제외하곤 대부분이 도태될 것으로 지적됐다.

신문은 또 이들 업체 뿐만아니라 현실 세계와 연결되지 못한 인터넷 소매업체들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분석했다.

작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무명의 닷컴 기업들이 대대적인 광고공세를 벌였지만 결과는 참혹할 정도로 저조했으며 갭닷컴(http://www.Gap.com)이나 월마트닷컴(http://www.Wal-Mart.com)등 처럼 현실세계에서 매장을 갖고 브랜드 네임을 구축해 온 기업들의 웹사이트에 고객들이 몰린 것이 이런 분석의 근거가 되고있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에서도 k마트와 야후, 벤처자본이 결합한 블루라이트닷컴(http://www.Bluelight.com) 처럼 인터넷 업체와 매장업체의 결합인 이른바 '클릭 앤드 모르타르'(http://www.Click-and-Mortar) 업체들이 각광을 받고있다.

또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되는 상품에 대해 완전한 통제력을 갖지 못한 기업도 치열한 가격경쟁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적은 대상으로 꼽혔다.

타임스는 전자상거래에서 생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업으로 인터넷 경매를 들었다.

이 사업이야말로 현실세계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클릭 앤드 모르타르' 업체의 강력한 도전을 받지않는 가장 유리한 상황에 있다는 것이다.

현재 대표적인 경매업체로 꼽히고 있는 e베이의 경우,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지리적으로 모이기 힘든 고객을 웹사이트에 모아 고객들간에 거래가 이뤄지도록 중간자적 역할만 하기 때문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배달해야 하는 상황을 걱정하지 않고 손쉽게 돈을 벌고있다.

야후와 아마존 등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앞다퉈 경매기능을 추가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 타임스의 지적이다.

신문은 그러나 이런 성공과 실패의 윤곽이 현재까지 나타난 것일 뿐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인터넷의 진화가 전자상거래 기업의 도태와 적응에 어떤 급격한 변화를 초래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omns@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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