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동정호

중앙선데이

입력 2011.08.07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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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호 10면

섬진강 곁을 따라 악양 땅에 들어서면 근사한 풍광이 눈에 들어옵니다. 형제봉과 칠성봉이 팔을 벌려 하늘과 땅의 경계를 나누고 구름 아래로 후덕하게 만든 악양입니다. 한두 발 더 디디면 너른 무딤이 들판과 자연 늪지인 동정호가 맞이합니다. 예까지 오면 눈과 마음이 풀려 그동안 쌓아 두었던 시름 또한 사라지게 됩니다. 악양 땅은 이래저래 편안합니다.
이른 아침에 동정호를 찾았습니다. 오늘은 새벽 안개가 있다 금세 사라지고 투명한 햇살이 밝습니다.
동정호가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자연 늪지 상태로도 충분히 좋았지만 산책길도 만들고, 개치 마을에 있는 옛날 ‘악양루’를 본떠 ‘짝퉁’ 악양루도 세웠습니다. 요새 ‘걷기’가 유행인지라 사람들이 동정호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준 것은 고마운 일입니다.
그러나 세월 묵은 동정호에 분단장을 해서 새로이 만든 상태는 그리 마음에 차지 않습니다. 어서 후딱 세월이 가서 사람 냄새 덜 나는 동정호를 그려 봅니다.

PHOTO ESSAY 이창수의 지리산에 사는 즐거움

이창수씨는 16년간 ‘샘이깊은물’ ‘월간중앙’등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2000년부터 경남 하동군 악양골에서 ‘중정다원’을 운영하며 녹차와 매실과 감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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