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리 유전자 미국서 완전 해독

중앙일보

입력

유전실험에 많이 이용되는 초파리(일명 과일파리)의 유전자 정보가 완전 해독돼 인간의 유전질환 연구가 한결 정확하고 쉬워지게 됐다.

영국 BBC방송은 미국 UC 버클리대의 게리 루빈 교수팀이 8년 간에 걸친 국제공동연구 끝에 초파리의 게놈 정보를 모두 밝혀내고 이를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효모와 지렁이 등 하등 생물의 유전자 정보를 완전 해독한 적은 있으나 곤충처럼 비교적 복잡한 생물의 유전정보를 모두 해독하기는 처음" 이라고 밝혔다.

초파리는 길이 3㎜ 정도의 아주 작은 파리로 수명이 불과 10여일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생물의 변화 과정과 여러 대에 걸친 유전 변화를 짧은 시간 안에 살펴볼 수 있어 각종 유전학 실험에 많이 이용돼 왔다.

게다가 이번 해독 과정에서 연구진은 1만3천6백1개의 초파리 유전자 중 60%가 사람의 유전자와 동일하며, 특히 암.치매.신장질환 등 질병 관련 유전자와는 70%나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해 초파리를 이용한 유전질환 연구가 더욱 쉽게 됐다.

영국 의학연구위원회의 매슈 프리먼 박사는 "조만간 인간게놈 해독이 끝나면 유전 관련 의학기술.의약품 개발이 크게 활기를 띨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초파리와 그 유전자 정보를 이용한 대용 실험이 큰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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