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정몽구회장 그룹경영 손뗀다

중앙일보

입력

현대그룹은 24일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을 고려산업개발 회장으로 내정했던 인사를 백지화했다. 현대그룹은 또 현대증권 사장으로 내정했던 노정익 전 구조조정위원장을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원대 복귀시켰다.

김재수 현대그룹 구조조정위원장은 이날 서울 계동 15층 대회의실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정몽구 회장은 현대 경영자협의회 의장직에서 물러나 자동차 분야에만 전념하기로 했으며,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과 노정익 현대캐피탈 부사장은 현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고 밝혔다.

경영자협의회는 그룹 내 주요 경영인 6명으로 구성된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그동안 정몽구.몽헌 회장이 공동의장을 맡아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정몽헌 회장이 단독 의장을 맡아 그룹 경영을 총괄하게 된다.

이로써 지난 14일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을 고려산업개발 회장으로 전보 내정한 뒤 빚어진 정몽구.몽헌 회장 사이의 갈등은 일단 수습국면을 맞았으며, 현대그룹의 후계구도가 정몽헌 회장 쪽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김재수 구조조정위원장은 "그룹의 최고 경영자 인사는 과거나 현재나 변함없이 구조조정본부에서 발표해야 한다" 며 "구조조정본부에서 현대증권과 관련한 인사를 발표한 적이 없다" 고 덧붙였다.

한편 정몽헌 현대 회장은 이날 오후 1시54분 일본 도쿄(東京)발 JD251편으로 김포공항으로 입국해 이익치 회장과 함께 서울 가회동 자택으로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을 찾아가 20여분 동안 만났다.

정몽헌 회장은 이에 앞서 서울 계동 사옥에 들러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김재수 구조조정위원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이익치 회장은 이날 오전 현대증권에 정상 출근해 이사회를 주재했고, 고려산업개발은 이날 주총에서 이진호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