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스톡옵션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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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기업 가운데 벤처기업이 아니면서도 근로자에게 스톡옵션을 주는 곳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톡옵션 주식의 주가상승 기대감 때문에 임금이 오르지 않아도 만족스러워하는 아시아 근로자가 많아졌다.

아시아 위크지 최신호에 따르면 스톡옵션이 일반화된 미국과는 달리 문화적으로 소유권에 대한 집착이 강한 아시아에서는 1990년 후반까지만 해도 기업.근로자 모두에게 스톡옵션은 생소했다.

그러나 스톡옵션이 ''기업주로서는 임금인상없이 근로자의 불만을 삭일 수 있고, 근로자로서는 주인의식을 갖게 돼 더욱 열심히 일한다'' 는 장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일반기업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일본에서는 현재 3백42개 공기업이 고위 경영자들에게 스톡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언론사인 싱가포르 프레스.스트레이츠 타임스에 이어 싱가포르 항공이 지난달 간부급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주기로 결정했다.

홍콩텔레콤(HKT)은 2년 전 보너스 대신 스톡옵션을 줬다. 홍콩상하이은행(HSBC)의 전 직원은 부서.개인 실적에 따른 스톡옵션을 받았다.

처음에는 근로자들도 임금.보너스 대신 몇년 후에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을 받는데 불만이 많았으나 주식가격이 크게 오르자 즐거운 표정으로 변했다.

일본 스미토모에서 2년 전 굿윌로 옮긴 야먀자키 아키토시(36)는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이 지난해 주식공개 때 주당 4백63달러에서 5만1천달러로 급등, 1천4백만달러를 벌었다.

그러나 아시아에서는 주식투자가 투기성으로 흐르는 경향이 짙어 스톡옵션 정착에 적지 않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이 잡지는 지적했다.

HKT의 경우 스톡옵션 행사 시기가 2002년 12월인데도 최근 센트리사이버웍스(PCCW)에 인수되자 직원들이 스톡옵션을 미리 행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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