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업체 가입자 유치경쟁 치열…이동전화 대란 재현 조짐

중앙일보

입력

휴대폰 업체들의 가입자 유치경쟁이 뜨겁다. 휴대폰 가입자 가운데 상당수가 이달중 의무가입 기간이 끝나는데다 다음달부터는 기본 통화료(10초당 표준 요금)가 크게 내려 기존 고객 중 상당수가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업체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텔레콤(011).한통프리텔(016).신세기통신(017).한솔엠닷컴(018).LG텔레콤(019) 등 휴대폰 5개사가 모두 공짜 단말기를 주거나 일정시간 무료로 통화할 수 있는 상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어 지난해 초 나타났던 이동전화 대란이 재현될 조짐이다.

◇ 치열한 요금인하 경쟁〓선두업체인 SK텔레콤은 통화료를 다음달부터 현행 10초당 26원에서 22원(15.4%)으로인하하고, 한달 기본요금도 1만8천원에서 1만6천원으로 2천원(11.1%) 내린다.

이에 따라 후발업체들도 다음달 1일을 기준으로 통화료 인하를 준비 정도인데, 인하 폭은 신세기통신이 15%(10초당 21원), 한통.한솔.LG 등 개인휴대통신(PCS)업체는 5% 수준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지금도 신규 가입자의 60~70%가 SK로 가고 있는데, 요금마저 별 차이가 나지 않으면 기존 가입자까지 빼앗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세기통신측은 "얼마나 내릴지, 언제 시행할지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현재 정보통신부가 PCS업체와 보조를 맞추라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 고 설명했다.

◇ 경쟁사 가입자 빼앗기〓올해는 휴대폰 이용자 가운데 의무사용기간이 끝나는 사람이 전체 가입자의 절반 정도인 1천2백만명선에 이른다.

의무가입기간이 2년이었던 1998년 초와 1년으로 줄었던 99년 초에 가입한 휴대폰 이용자가 많기 때문이다.

이 중 3백80여만명이 이달에 몰려 있어 휴대폰 이용자의 대대적인 해지 및 서비스 전환이 나타날 조짐이다.

업계에 따르면 보통 의무가입기간이 끝나는 사람 중 50% 정도가 기존 번호를 해지하고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새 단말기를 받으려고 재가입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따라 휴대폰 업계는 기존 가입자를 묶어 놓거나 경쟁사 가입자를 빼앗으려고 공짜 단말기를 선보이고, 신세대.주부.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애인이나 친구, 동아리간의 통화를 일정시간 무료로 제공하는 상품을 내놓고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 다음달 이후엔 혜택 줄어든다〓휴대폰 업체들이 가입자 유치경쟁으로 기본 통화료를 내리고, 공짜 단말기까지 주지만 이로 인한 자금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따라 업계는 가입자 이동이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달 중순부터는 보조금을 대폭 줄일 계획이다.

지금은 30만원대의 단말기를 공짜로 받지만 다음달 이후 보조금이 15만원 정도로 줄어들면 가입자 부담은 15만원 이상 늘어난다.

SK텔레콤측은 "신규 가입을 원하는 이들은 지금 가입하는게 단말기를 싸게 받을 수 있는데다 통화요금 부담도 적어 유리하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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