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놈 프로젝트 공개, 국내 생명공학주 반사이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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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유전체의 구조와 역할을 밝히는 게놈(인간 유전자 지도 해독)프로젝트 공개가 국내 생명공학주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생명공학산업의 핵심정보인 게놈 프로젝트가 공개될 경우 국내기업들은 미국 정부가 개발해 놓은 첨단 생명공학기술을 싸게 이용하는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나스닥 시장의 바이오텍(생명공학)주들은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과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가 전세계 과학자들에게 인간의 유전자 지도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이 허용돼야 한다고 발표하자 14일 곤두박질쳤다. 나스닥의 바이오텍 지수는 이날 무려 12.57% 폭락했다.

생명공학기술에 앞선 미국 기업들의 독주에 제동이 걸리면서 실망매물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 미국의 바이오텍주 폭락 배경〓게놈프로젝트는 미국과 영국의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과 셀레라 등 민간기업에서 진행하는 두가지가 있다.

민간기업은 개발한 정보를 고가에 팔려는 욕구가 있고, 미.영 정부는 산업발전을 위해서는 가급적 특허를 적게 내주고 특허비용도 낮게 하려고 애써왔다.

즉 초기에 특허를 남발해 접근을 어렵게 할 경우 향후 유전자 분석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의 민간기업들은 정확성은 떨어지지만 정부보다 빠른 속도로 개발해 거대 제약기업에만 판매해 왔으나 독점상태가 이제 무너지게 된 상황이다.

◇ 국내 바이오텍 기업 반사이익〓이처럼 미.영 정부의 게놈 정보 공개 계획은 셀레라 등 유전자 정보를 상업화하고 있는 회사에는 결정타를 가했지만 국내 바이오텍기업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후발 주자인 국내 기업들은 초창기 정보를 저가 혹은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어 실제로 가장 중요한 산업화에 있어 초기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대신경제연구소 생명공학담당 정명진(鄭明進)책임연구원은 "미 정부는 셀레라가 오는 6월 해석을 끝내기에 앞서 게놈 프로젝트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어서 국내 기업들은 생명공학 연구의 기초 투자비용을 수천억원씩 줄이게 됐다" 고 말했다.

황호성 LG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게놈 지도에 대한 특허권 불인정은 이미 예견돼 왔던 일이고, 국내에서는 게놈 지도에 대해 연구하는 기업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면서 "미국과 영국의 연구실적을 확실하게 무상으로 얻게 될 경우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고 전망했다.

15일 국내 증시에서도 개장 직후에는 바이오테크주들이 미국 바이오테크주들과 동반 폭락했으나 오히려 반사이익이 생길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모두 반등세로 돌아섰다.

국내의 관련 기업으로는 코스닥시장의 마크로젠.벤트리.이지바이오.바이오시스 등과 거래소 시장의 SK케미칼.삼성정밀화학.녹십자.동아제약.대원제약.대웅제약.LG화학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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