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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페이스 “박영석이 찾는 장비” vs 색 화려한 라푸마 “산은 무대다”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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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호 20면

‘클라이밍 여제’ 김자인을 내세운 노스페이스(왼쪽)와 화려한 패션성을 강조하는 라푸마 광고.

스포츠 디자인은 크게 두 분야로 나눌 수 있다. 로고·엠블럼 등 상징물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 상품을 생산하는 게 한 축이다. 또 다른 축은 스포츠용품의 기능성과 예술성을 살려 부가가치 높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기능 vs 패션 … 아웃도어 라이벌 노스페이스와 라푸마

제품 쪽에서 디자인 요소를 분명하게 보여 주는 것이 노스페이스와 라푸마의 경쟁이다. 두 브랜드는 상반된 컨셉트와 디자인으로 아웃도어 의류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시장을 선점한 쪽은 노스페이스다. 1997년 한국에 론칭한 노스페이스는 ‘기능성’에 무게를 뒀다. 제품의 기능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에베레스트 14좌를 완등한 산악인 박영석씨를 앞세워 ‘극한 상황에서도 나를 지켜 주는’ 등산복과 등산장비를 알렸다. 요즘은 ‘스포츠 클라이밍 여제’ 김자인씨를 내세우고 있다. 노스페이스 홍보팀 박숙용 과장은 “박영석씨는 에베레스트 등반을 앞두고 노스페이스 매장에 들러 등산복을 챙겨 갈 정도로 우리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깊다”고 말했다.

반면 후발주자로 2005년 시장 개척에 나선 라푸마는 기능성보다는 패션성을 강조했다. 라푸마는 ‘왜 등산복은 검은색이나 회색 계열이어야만 하는가’라고 문제 제기를 한 뒤 등산복으로서는 파격적인 오렌지 컬러를 내놓았다. 라푸마는 깎아지른 절벽에서 서로의 몸을 연결해 화려한 군무를 선보이는 ‘반달루프’ 공연을 CF 소재로 삼았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산이지만 라푸마에게는 무대다’라는 도발적인 카피를 내놨다. 이주영 라푸마 디자인실장은 “기능성은 기본으로 하되 ‘나 산에 가요’라는 느낌이 들지 않고 실루엣이 예쁜 디자인을 내놓은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두 브랜드는 기능성과 패션성이라는 대척점에 서 있으면서 국내 아웃도어 시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면서 서로의 장점을 닮아 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노스페이스의 디자인 관계자는 “아웃도어 시장이 커지면서 스타일과 트렌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노스페이스의 기능성에 대해서는 이미 높은 평가를 받은 만큼 앞으로는 패셔너블한 감성에 신경을 더 쓸 것”이라고 말했다.

라푸마 이주영 실장도 “요즘 트렌드는 ‘산에 입고 갔다가 내려와서도 그대로 입고 다닐 수 있는 등산복’ 쪽으로 기울고 있다. 우리의 장점인 컬러감, 자연스러운 느낌을 살리되 기상 변화가 심한 산에서 신체를 보호할 수 있는 기능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웃도어시장에서도 스포츠와 디자인을 결합한 제품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그래서 아웃도어업체들은 이 분야의 전문 인력을 키우기 위해 디자이너 채용과 훈련에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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