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특허 외국인 출원 크게 늘어

중앙일보

입력

유전자 관련 기술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 분야에서 외국인 특허출원이 크게 늘고 있다.

13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한해 국내에선 모두 4백1건의 유전자 관련 특허가 출원돼 전년(2백72건) 에 비해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 출원(2백50건) 이 내국인(1백51건) 보다 월등히 많아 유망 유전자 선점을 위한 특허경쟁이 뜨겁게 일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나라별로는 미국이 1백17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일본(48건) .독일(24건)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이 출원한 특허 중에는 아예 하나의 생명체 유전자를 몽땅 분석한 ''융단폭격식'' 출원도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예로 미국의 한 회사는 ''엔테로코커스 페갈리스'' 라는 장(腸) 질환 관련 미생물의 유전자를 전체 분석했는데 유전정보의 양만도 A4용지 2천쪽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경우 사실상 이 미생물에 대한 다른 연구팀의 부분적인 유전자 연구는 쓸모가 없어지는 셈이다.

특허청 유전공학심사담당관실 이성우 과장은 "인간 유전체 분석작업이 올해 안으로 끝나게 돼 있어 유전자 특허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특허청은 인간 유전자가 특허 대상이 되느냐의 여부로 국제적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일단 유전자의 기능이 규명됐다면 권리를 내줄 방침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