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닉 프라이스 2000년에는 나를 주목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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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에 신세대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 97년 타이거 우즈가 본격적으로 투어에 뛰어든 것이 계기다.

이후 데이빗 듀발, 저스틴 레너드로 대표되는 신세대 골퍼들의 거센 바람에 이름이 널리 알려졌던 수퍼스타들은 숨을 죽일 수 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PGA투어에는 또다른 현상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베테랑 골퍼들이 해마다 메이저대회 하나씩은 석권하며 신세대 바람에 처절하게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97년 타이거 우즈를 비롯한 젊은 세대들에게 완전히 압도당했던 베테랑들의 저항은 98년 즉각적으로 일어났다.

마크 오미라가 당시 41세의 나이로 매스터스와 브리티시오픈을 우승하며 한해 2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한 최고령자 기록을 세웠다. 리 잰슨도 6년만에 US오픈 트로피를 다시 차지했으며 마지막으로 비제이 싱이 PGA챔피언십 우승으로 신세대들에게 파이널 블로우를 날렸다.

지난해에도 상황은 비슷해 비록 타이거 우즈가 PGA챔피언십을 우승했지만 매스터스는 중견골퍼인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 US오픈은 페인 스튜어트가 먹으면서 신세대들의 메이저대회 근접을 막았었다.

이같은 베테랑의 반란은 올해도 계속될 것인가. 골프전문가들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만일 반란이 성공한다면 올해의 선봉장은 닉 프라이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43살인 아프리카 짐바브웨출신의 이 베테랑골퍼는 99년 한해동안의 긴 침묵을 깨고 이미 재기의 기지개를 폈다.

92·94년 PGA챔피언십의 챔피언인 프라이스가 지금까지 수집한 PGA투어 공인대회 우승트로피만도 16개. 그러나 그는 98년 페덱스 세인트주드 클래식 우승을 끝으로 긴 침묵에 빠졌다.

그러던 프라이스가 올해 도럴-라이더 오픈에서 3위란 좋은 성적을 올린 것. 더 중요한 것은 그의 페어웨이와 그린 적중 회수가 우승자인 짐 퓨릭과 준우승자인 프랭클린 랭험, 그리고 데이빗 듀발보다 더 많았다는 사실이다.

프라이스의 정교한 샷이 되살아난 것이다. 그가 아직 완전히 회복치 못하고 있는 부문은 퍼팅. 그러나 그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현재 내 경기의 회복 스피드에 매우 만족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결코 허풍을 떨지 않는 프라이스가 이처럼 얘기할 때는 그의 경기가 정말 좋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프라이스가 오는 23∼26일 열리는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그리고 만일 이 대회를 통해 그가 다시 좋은 경기를 펼친다면 4월 매스터스에서 대지진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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