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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끼고 잤다가 아침에 빼는 특수 렌즈, 아이들 시력 지켜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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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고등학교에 가면 안경 낀 학생이 절반 이상이다. 대한안경사협회가 발표한 2011년 전국안경사용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생도 35.8%가 안경을 쓴다. 대부분 먼 거리의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근시다. 이르면 4~5세부터 나타나 시력이 점점 나빠진다.

근시가 있으면 안경이나 렌즈로 시력을 교정해준다. 굴절이상을 방치하면 눈이 쉽게 피로하고 두통이 생기기 쉽다. 집중력이 떨어져 학업성적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안경이나 일반렌즈의 착용이 근시 진행을 막아주는 것은 아니다. 최근엔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 노출되는 시간이 늘면서 시력 저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누네안과병원 최태훈 원장이 드림렌즈 제작 전 각막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누네안과병원 각막센터 금지은 원장은 “성장기엔 키가 크듯 안구 크기가 커진다”며 “빛이 점차 망막에 도달하지 못하고 앞쪽에 맺혀 근시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눈에 좋다는 비타민A나 루테인도 소용없다. 근시 진행은 눈의 성장이 멈춰야 끝난다.

시력이 나빠지는 걸 손 놓고 지켜봐야만 할까. 최근엔 시력교정용 드림렌즈가 성장기 근시 진행을 일부 억제한다는 연구가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누네안과병원 각막센터 최태훈 원장은 “만 12세 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눠 3년간 각각 안경과 드림렌즈를 착용케 했더니, 안경 착용그룹은 시력이 매년 평균 1.5디옵터씩 떨어졌지만 드림렌즈 착용그룹은 0.13디옵터씩만 떨어졌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효과는 드림렌즈가 안구 크기가 자라지 못하게 막아주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최태훈 원장은 “눈의 기능과 관계된 성장은 만7세 이전에 끝난다”며 “그 이후엔 근시를 가속화할 뿐”이라고 말했다. 7세 이후부터 19세 미만에 드림렌즈를 쓰면 근시 진행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성인기엔 시력교정 효과만 있다.

드림렌즈는 하드렌즈와 비슷하게 생겼다. 눈에 넣고 빼는 방식도 같다. 밤에 끼고 자고 낮에 뺀다는 점만 다르다.

드림렌즈는 하드렌즈처럼 약간 딱딱하다. 일반렌즈와 달리, 밤에 끼고 잤다가 낮에 뺀다. 밤 사이 6~8시간 정도 끼면 다 날 맨눈으로도 잘 볼 수 있다. 효과는 대개 24시간 이상 지속된다. 처음 한 달은 매일 끼지만 이후 이틀에 한번 껴도 된다. 근시는 -6디옵터, 난시는 -1.5디옵터까지 교정할 수 있다. 안경이나 렌즈 없이 착용 다음 날 1.0디옵터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심한 근시는 교정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원리는 시력교정 수술과 비슷하다. 금지은 원장은 “라식·라섹은 각막을 평평하게 깎아 초점을 뒤로 맺게 한다”며 “드림렌즈는 두껍게 만들어진 중심부가 각막을 평편하게 눌러 일시적으로 같은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자는 동안 눈꺼풀이 렌즈를 압박해 각막을 더 평편하게 눌러준다. 가격은 양쪽 합쳐 약 80만원이며 2~3년간 사용할 수 있다.

이주연 기자

근시=수정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망막 앞에서 초점을 맺는다. 사진 찍을 때 초점이 앞에 맞춰지는 것과 같다. 오목렌즈로 빛의 굴절을 조정해 초점을 정확히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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