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북한 대외무역서 대중의존도 심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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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가 천안함 사건 이후 취한 '5.24 조치'로 남북간 교역이 사실상 중단됨에 따라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월 북한경제리뷰'에서 북한의 지난해 대외무역규모는 60억8천5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9.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ㆍ중 무역이 전년 대비 29.3% 증가한 34억6천600만달러의 실적을 보였기 때문으로, 이에 따라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북ㆍ중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52.6%에서 지난해에는 56.9%로 상승했다.

KDI는 올해 4월까지 북ㆍ중 무역의 현황을 볼 때 이러한 대중의존도는 더욱 심화한 것으로 진단했다.

4월까지의 북ㆍ중 무역규모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14억3천만달러에 달했다. 식량, 에너지, 비료 등 주요 전략물자에 대한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 중국으로의 수출에선 지하자원의 비중이 72.4%로 높아졌다. 4월에는 80%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1~5월 4천만달러에 불과했던 대중 무연탄 수출이 올해 1~4월 2억7천만달러로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DI는 대외 무역에서 대중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중 수출이 대남 수출을 대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천안함 사건에 따른 대북조치인 5.24 조치가 취해지기 이전인 지난해 1~5월에 비해 그해 6~12월 186개 품목을 중국에 새롭게 수출했는데, 이중 한국과 거래 있었던 제품은 21개에 불과하고 한국과 거래가 없었던 품목이 165개로 대다수를 차지한 점을 근거로 꼽았다. 게다가 모래, 마늘 등 77개 대남 주력 수출품은 여전히 중국에 수출되지 않았다.

KDI 이석 북한경제연구팀장은 "북ㆍ중 교역 데이터를 회귀분석한 결과 북한이 대남 수출 감소분을 대중 수출로 돌리고 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대남 수출이 감소한 제품일수록 생산에 투여된 자원이 다른 곳으로 이전됨으로써 대중 수출 역시 감소하는 경향이 존재할 가능성마저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식량사정은 식량조달과 소비상황, 주요 도시식량가격 변동상황 등을 미뤄봤을 때 작년에 비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지 않았으며, 농업생산 여건도 올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KDI는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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